박하
박하 인증된 계정 · 배낭여행자
2023/03/09

정보의 불균형에 관련한 글을 작성한 뒤, 이어진 글을 읽다가 MZ세대의 한심함을 토로하는 문장을 봤다. 모두가 알고 있지 않은가.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마저 MZ세대라는 것을. 세대의 구분은 사람을 너무나 쉽게도 불쾌하게 만든다. ‘요즘 것들은’이라는 말이 고대 벽화에 남겨져 있을 정도로 꾸준히 꼰대들은 같은 역사를 만들고 있다. 젊은 세대를 보고 한숨만 나오는 것이 기성 세대의 일이라면 자신들의 언젠가는 동일하게 지탄받아 왔음을 모른 체 하는 것 역시 예정된 행보인걸까. 
 
세대의 구분은 인류학에 종사하는 자들이 연구를 위해 알파벳을 붙여 보편적 특성을 구별해 놓은 것이다. 그러나 일반 사람들은 그 행위에서 보편의 속성을 이해하기보단 단호한 일반화를 먼저 시행했다. 그리하여 세상에 분석되지 않는 인류란 없는 듯 했다. 
 
수메르 점토판의 해석 이미지.


우리가 드디어 너희를 해석했다 
착각에 빠진 것을 자축하는 행보는 놀랍지 않다. 언제나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을 알기에 생물학적 관점이 아닌 어떤 종류의 세대 해석이 오간다 한들 그건 오만에 지나지 않는다. 어떤 것에도 얽매이고 싶지 않아하는 성향, 개성을 중시하고 자유분방한 성격, 개인주의와 자기애, 규정받고 싶어하지 않는 집단. 이런 해석을 차근히 읽다보면 규정하기 어려운 자유도를 일컬어 ‘규정했다’고 표현해도 될런지. 이는 ‘도무지 모르겠다’는 뜻과 다르지 않다. 아무래도 이해를 바탕으로 깔린 해석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확실하게 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모르는 건 아니다. 새로운 것과 어디로 튈 지 모르는 것을 상대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게 있다. 바로 배움이다. 상대를 이해하고 존중하기 위해서 우리는 배운다. 앎을 알아간다는 건, 늘 그러한 행위의 반복이다. 허나 대개 나이가 들수록 이런 노력을 하고 싶어하진 않는다. 편한 게 좋고, 이미 정리되었으면 싶고, 단순히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정도가 되기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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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 저 곳을 떠돌며 살고 있습니다. 아직 어느 곳에도 주소지가 없습니다. <아무렇지 않으려는 마음>, <워크 앤 프리> 두 권의 책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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