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머거리인 줄 몰랐던 나에 대하여(1)
나는 내가 귀머거리라는 사실을
성인이 될 때까지도 알지 못했다.
좋은 말로 하면 무던하게 살려고 노력했고, 솔직한 말로는 어린 시절부터 "나"에게 너무도 무심했다.
정확히는 방치가 옳은 말인 것 같다. 여러가지로 가족문제가 많았고, 어릴 적 뭐가 뭔지도 모를 때부터
나날이 험악해져 가는 가정 분위기에 휩쓸려 내 스스로를 온전히 들여다볼 여력이 없었다.
늘 주변을 살피고, 눈치보고, 손톱을 뜯고, 입술 깨물고
사람들 사이에 있을 때면 초조함과 불안감을 느끼며 언제 불어올지 모를 역풍에 지레 겁을 먹고 벌벌 떨기만 바빴다. 사람이 무서웠다.
지금 생각해보면 필요 이상으로 그렇게 걱정만 끌어안고 웅크리며 몸 사리고 살았던 것도
다 이 장애 때문인것 같다.
사람들은 궁금해한다. 아니 어떻게 안 들린다는 사실을 스스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