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꿈을 무조건 지지 할 수 있을까?

실배
실배 · 매일 글쓰는 사람입니다.
2022/03/31
늘 꿈이 없다고 답하는 아이

토요일 오후, 첫째 아이를 학원에 데려다주기 위해서 함께 차에 탔다. 중학교 2학년이 되면서 아내는 인근에 괜찮다는 과학 학원을 등록했다. 뒷자리에 앉은 아이는 이내 핸드폰의 세계로 떠났다. 따스한 햇볕이 좋아 창문을 내리니 봄바람이 불어와 어깨를 간지럽혔다. 이제 겨우내 움츠렸던 생명이 활짝 기지개 켜는 시기가 도래했다.

봄기운에 취해서였을까. 불쑥 아이의 꿈이 궁금했다. 그래서 열심히 핸드폰 삼매경에 빠진 아이를 불러 눈을 맞추며 물었다. 생뚱맞은 질문에 살짝 당황하더니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예측을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나중에 뭐가 되고 싶은지 물으면 항상 지금처럼 "모른다"였다.

그에 반해 초등학생인 둘째는 꿈이 몇 번이나 바뀌었는지 모른다. 경찰, 의사, 가수를 지나서 지금은 패션 디자이너이다. 남매임에도 달라도 너무 달랐다. 가끔 표현이 많고 활발한 둘째와 차분하면서 생각 깊은 첫째를 반반 섞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하곤 했다.

이대로 끝날 줄 알았던 이야기는 첫째가 나에게 꿈이 있었냐고 묻는 바람에 이어졌다. 꿈이라… 꿈이라는 것을 처음 가져본 것은 고등학교 2학년 1학기가 끝나갈 무렵이었다. 학교에 공군사관학교 생도가 찾아와 일종의 입시 홍보를 했다. 멋들어진 제복과 조종사에 관한 이야기에 가슴이 설렜다. 시간이 지나도 그 열망은 사그라지지 않고 활활 타올랐다.

고민 끝에 부모님께 말씀드렸고, 한창 수능에 집중할 시기에 다른 공부를 하겠다는 나를 처음에는 말렸지만 끝내 허락하셨다. 그렇게 1년을 준비했지만,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결국, 뒤늦게 수능준비를 다시 했지만,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저는 5년째 매일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글을 통해 제 삶에는 큰변화가 생겼네요 그저 평범했던 하루가 글을 통해 찬란하게 빛나고 있는 중입니다.
390
팔로워 802
팔로잉 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