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02
시 좋아하죠 
어떻게 이런 문장을 쓰지? 라는 생각이 들잖아요 

제가 좋아하는 시 공유합니다

눈사람 여관/이병률
아픈 데는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없다, 라고 말하는 순간
말과 말 사이의 삶들이 아프기 시작했다
물 소리가 사무치게 끼어들었다
시집 뒷장을 읽으면서 엉엉 울었다
말과 말 사이가 아파서 벙어리가 된 내게
아픈 데는 없냐고 묻는 당신
무심하고 싶지만 무심할 수 없는 혼자인 나는
가끔 당신으로부터 사라지려는 수작을 부리는
나는 당신 한 사람으로부터 진동을 배우려는 사람
그리하여 그 자장으로
지구의 벽 하나를 멍들이는 사람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16
팔로워 35
팔로잉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