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홈 보육사 일기 <당신이 모르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
2022/06/02
1년이 조금 넘게 강의를 한 적이 있다. 일자리를 구하는 장애인들을 위한 일종의 직업훈련원이었다. 각종 기업체에서 요구하는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기술훈련과정 외에 필라테스나 집단상담 같은 비기술 과정도 몇몇이 있었다. 강좌명이 ‘대인관계와 의사소통’이었던 내 수업도 그중의 하나였다. 정식 분류는 기초직업기술훈련이었지만, 정작 훈련보다는 놀이에 더 가까운 집단활동을 하곤 했다. 조를 나눠서 게임을 한다든지, 운동장에 나가서 각자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돌아와 자신의 작품에 대한 발표회를 연다든지, 일정한 주제를 놓고 토론을 벌인다든지, 이렇다 하고 한 번에 설명할 수 없는 여러 가지 활동과 주제들을 다루었다. 그러나 하나로 정리할 수 없는 것은 비단 내 수업내용뿐만이 아니었다.
수강생 구성도 그랬다. 수업을 맡기 전 훈련원 측에서 내게 알려준 강의 대상은 분명 ‘장애인’이라는 단어 하나로 명명된 ‘단일 대상’이었다. 그러나 추상적 개념을 넘어 구체적 개인으로 정체를 드러낸 ‘장애인’들과 만남을 거듭할 때마다 나는 매번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 들고는 했다. 단일 대상이 단일 대상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