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신해철 9주기]_(특별취재) 김. 유. 신. 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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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pebeing · 마음가는대로 무엇이든, Fiction
2023/10/25
-꼭 제가 가야합니까? 마왕 말고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가수들인데...
지구에서 800만 킬로미터나 떨어진 <뮤즈 320>행성에 다녀오라는 편짱의 지시에 가뜩이나
AI음악 취재로 바쁜 내가 따지듯 물었다.
-그럼 내가 가리?
-아무래도 편짱님 연세가 현식, 재하, 해철 세 사람과 청소년기부터 유관하잖습니까?
-넌 참 음악담당한다는 애가 왜 그리 유연성이 없니? 이게 다 널 생각해서 보내는 거야.
애라는 말에 나는 더 짜증이 났다.
-취재 빼고 왕복 이틀이나 걸리는 델 뭘 생각해서 보내신다는 거에요?
편짱이 티슈에 코를 팽 풀어버리고는 혀를 끌끌 찼다.
-이제 곧 신해철에 이어 유재하, 김현식 기일이잖니?
-그래서 뭐 특집 기획이라면 편짱님께서 그 탁월한 필력으로 쓰시면 되잖아요?
-아 짜식 말귀 어지간히 어둡네! 얌마 이 무렵이면 그런 식으로 기사 안 내는 데가 어딨냐?
게다가 업계 원 탑인 <얼룩소> 잡자고 창간한 우리 <덜룩소>가 안 봐도 뻔한 그런 수준의 기사를 낸다는 게 말이 돼? 나도 70이 가깝고 50이 다 된 너도 이렇게나마 먹고사니즘을 유지하는 건 온라인 세계화 덕분인 만큼 뭔가 좀 더 적극적이고 격렬한 취재를 해서 올리는 게 독자들께 대한 우리의 기본적 짜아세 아니겠어?
해병대 출신인 그는 <짜아세>란 말을 더럽게 자주 썼다.
어쨌든 옳은 말이기에 나는 대들지 않았다.
-그리고 말이다 니가 음악기자를 하려거든 신기술이나 외국에만 관심을 둘 게 아니라 그들에 대해 깊이 있게 좀 알아야 해. 조용필이다 뭐다 하지만 한국 대중음악의 전환과 확장의 기틀을 만든 건 그 사람들이야. 조용필, 물론 음악적 스펙트럼도 넓고 대단해. 하지만 그 시도만큼 다양한 장르에서 심도 있게 들어가지는 못했어. 그 또한 아티스트의 선택과 자유지만 콘서트 한 번 봐라. 관객구성을 보면 그 가수의 음악이 어디에 뿌리내리고 있는지가 딱 나와. 그런데 내가 말한 이 세 친구는 오래 살진 못했지만 매우 깊은 음악적 성취를 이뤘고 한국 대중음악사에서의 의미 또한 절대적이지. 유재하는 단 한 장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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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게시된 이야기는 허구이며 픽션입니다. 혹시 만에 하나 현실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더라도 이는 절대적으로 우연에 의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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