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례
네가 꼭 살아야 할 이유를 대봐.
놈이 총구로 뒷통수를 쿡 찌르며 말한다.
처자식이 있어요! 제발 살려주세요!
진부해.
머리를 긁고 내려간 총구가 뒷목에 닿자 온 몸의 털이 곤두선다.
이십 초 줄 테니 너만의 이유를 말해봐.
아무 생각도 나질 않는다.
그 나이 먹도록 네가 왜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고 살았나?
그는 내가 왜 네 손에 죽어야 하는지를 먼저 묻고 싶었으나 입이 떨어지질 않는다.
손이 뒤로 묶인 채 절벽 끝에 선 그는 순간, 그냥 밀려 떨어져 죽는 것과 총을 맞고 떨어지는 쪽 중 후자가 낫겠다고 생각한다.
떨어지는 몇 초간의 공포라도 줄일 수 있으니...
내가 묻지마 살인자라고 생각해?
아닙니다!
그럼 뭐?
모.. 모르겠습니다.
근데 왜 아니라고 했어?
저, 저한테 괜히 이러실 리는 없을 거라고...
그렇지? 무슨 이유가 ...
@강현수 코멘트 감사합니다.
창작물이로군요. 잘 읽었습니다. 발전시키면 재미있겠네요:)
창작물이로군요. 잘 읽었습니다. 발전시키면 재미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