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례

T
Typebeing · 마음가는대로 무엇이든, Fiction
2023/09/09
네가 꼭 살아야 할 이유를 대봐.
놈이 총구로 뒷통수를 쿡 찌르며 말한다.
처자식이 있어요! 제발 살려주세요!
진부해.
머리를 긁고 내려간 총구가 뒷목에 닿자 온 몸의 털이 곤두선다.
이십 초 줄 테니 너만의 이유를 말해봐.
아무 생각도 나질 않는다.
그 나이 먹도록 네가 왜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고 살았나?
그는 내가 왜 네 손에 죽어야 하는지를 먼저 묻고 싶었으나 입이 떨어지질 않는다.
손이 뒤로 묶인 채 절벽 끝에 선 그는 순간, 그냥 밀려 떨어져 죽는 것과 총을 맞고 떨어지는 쪽 중 후자가 낫겠다고 생각한다.
떨어지는 몇 초간의 공포라도 줄일 수 있으니...
내가 묻지마 살인자라고 생각해?
아닙니다!
그럼 뭐?
모.. 모르겠습니다.
근데 왜 아니라고 했어?
저, 저한테 괜히 이러실 리는 없을 거라고...
그렇지? 무슨 이유가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여기 게시된 이야기는 허구이며 픽션입니다. 혹시 만에 하나 현실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더라도 이는 절대적으로 우연에 의한 것임을 밝힙니다.
42
팔로워 46
팔로잉 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