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엄마와의 동행 18] 엄마 모셔와서 제일 처음 한 건..

survivor
survivor · 나는 살아남았다. 살아남을 것이다.
2024/03/19
홀로 계시던 엄마를 모셔와서
맨 처음 한 건
엄마와 엄마 물건들에 밴
'고독의 냄새'를 지우는 것이었다.

나름 한 달에 한 번씩 내려가서 뵀지만
시골집이 워낙 크고 정원이며 정자며 트여있어서 그랬는지
엄마에게서 문제가 될 정도의 냄새를 못 맡았는데
아파트 닫힌 공간 속에 모셔다 놓으니
확 와닿는거였다.

엄마는 항상 단정하고 예쁘고...??
내가 그 동안 보고싶은 것만 보고 살았구나.
이렇게 관리 안된 상태로 얼마를 지내신걸까ㅜㅜ

치매가 온 이후로 세수도 안 하고
속옷도 날마다 안 갈아입고
춥다고 내복이며 옷이며 껴입고..
시간만 나면 이불 속에 들어가
누워있기만 하신 그 시간들

얼마인지 모를 세월의
고독과 우울과 무기력의 냄새

엄마 스스로도 깨닫지 못했을
그 고독의 냄새를 빼느라
엄마의 택배 속에 든 모든 옷들 다 세탁해서
섬유유연제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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