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03
강릉에 살 때, 집이 도심에서 좀 떨어진 외곽 오죽헌 옆에 있었다. 심심하면 오죽헌 뒷문으로 슬쩍 들어가 경내를 배회하는 특권을 누리기도 했다. 오죽헌 가는 반대 방향으로 쭉 걸어가면 저수지가 있었다. 저수지는 엄청난 규모까지는 아니었지만 넓고 고즈녁한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었다. 나는 가끔 그 길을 따라 저수지까지 걷곤 했는데 그게 나의 유일한 운동이었다. 저수지까지 가는 길 양옆은 보리밭이었다. 봄이 되면 부는 바람에 몸을 맡긴 청보리들이 쏴쏴 소리치며 줄지어 이리저리 물결치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그러나 겨울에 그 길을 걸은 적은 없었다.
겨울이 되고 어느날, 초2였던 딸의 행방이 묘연했다. 친구집에서 놀고 있으려니 했지만 너무 오래 돌아오질 않았다. 해질녁에나 돌아 온 딸은 저수지에서 낚시하는 걸 구경했다고 했다.
이 겨울에 낚시를 한다고? 믿어지지 않았다. 저수지가 다 얼지 않았어? 얼음을 뚫고 낚시를 한다니 그때까지 나는 그런 낚시가 있는 줄도 몰...
겨울이 되고 어느날, 초2였던 딸의 행방이 묘연했다. 친구집에서 놀고 있으려니 했지만 너무 오래 돌아오질 않았다. 해질녁에나 돌아 온 딸은 저수지에서 낚시하는 걸 구경했다고 했다.
이 겨울에 낚시를 한다고? 믿어지지 않았다. 저수지가 다 얼지 않았어? 얼음을 뚫고 낚시를 한다니 그때까지 나는 그런 낚시가 있는 줄도 몰...
@홍지현 @에스더 김 @규니베타
맞아요. 애들은 한 곳에 정신이 팔리면 추운것도 배고픈 것도 집에 가야한다는 것도 인지를 못하는 것
어린애 같은 천진한 마음으로 보내는 한 해 되시길 빕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진영 아이들은 노는게 재미나면 시간가는거 추운거도 모르죠
어른들도 스키장 가면 비슷하더라구요 ㅋㅋ
저희 아들도 초등학교 저학년 때 집에 늦게 온 적이 있어요. 바닷가를 따라 집으로 오다가 낚시하는 사람 낚시구경하며 대화도 나누고 낚싯대도 던져봤다고 하더라고요. 숫기 없는 아이인 것 같다가도 놀라운 사회성을 보여서 참 신기한 아들이에요.
어릴 때는 많은 것들이 신기하고 그냥 바라만 봐도 재미있는 게 많은 것 같아요. 아이들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없는 우리는 이해하기 힘들지만요. 따님은 정말 그냥 남들 낚시하는 모습을 보면서 무아지경에 빠져든 걸지도 몰라요.
ㅎ~엄마 마음과 달리 딸에게는 산천어낚시 구경한게 좋은 추억이 되어 있을거여요~♡
@홍지현 @에스더 김 @규니베타
맞아요. 애들은 한 곳에 정신이 팔리면 추운것도 배고픈 것도 집에 가야한다는 것도 인지를 못하는 것
어린애 같은 천진한 마음으로 보내는 한 해 되시길 빕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희 아들도 초등학교 저학년 때 집에 늦게 온 적이 있어요. 바닷가를 따라 집으로 오다가 낚시하는 사람 낚시구경하며 대화도 나누고 낚싯대도 던져봤다고 하더라고요. 숫기 없는 아이인 것 같다가도 놀라운 사회성을 보여서 참 신기한 아들이에요.
어릴 때는 많은 것들이 신기하고 그냥 바라만 봐도 재미있는 게 많은 것 같아요. 아이들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없는 우리는 이해하기 힘들지만요. 따님은 정말 그냥 남들 낚시하는 모습을 보면서 무아지경에 빠져든 걸지도 몰라요.
ㅎ~엄마 마음과 달리 딸에게는 산천어낚시 구경한게 좋은 추억이 되어 있을거여요~♡
@진영 아이들은 노는게 재미나면 시간가는거 추운거도 모르죠
어른들도 스키장 가면 비슷하더라구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