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바이러스 퇴치 역사의 ‘레전설’을 추억하다

강부원
강부원 인증된 계정 · 잡식성 인문학자
2023/07/19
바이러스 연구실에서 이호왕. 출처-아세아학술회의

한국 바이러스 연구의 개척자, 이호왕(李鎬汪, 1928~2022)
   
2020년 봄, ‘코로나19’의 등장
   
2020년 봄. ‘코로나19’ 때문에 온 나라가 난리였다. 전염력이 매우 강한 바이러스성 질병인지라 세계 전체가 공포에 떨었다. 세균보다 작은 바이러스의 특성상 직접 접촉 없이도 ‘체액’이나 ‘비말(飛沫)’과 같은 간접 매개를 통해서도 병이 옮아, 세계 전체로 ‘코로나19’가 번졌다. 바이러스와 치르는 전쟁 때문에 2020년 봄은 계절이 바뀌었는데도, 사람들의 몸과 마음은 여전히 위축돼 있었다. 유례가 없을 정도로 거리와 상점이 텅텅 비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었다. 

코로나 유행 직후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위험한 존재로 인식했다. 내 곁의 누군가가 바이러스의 숙주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기도 했다. 타인의 타액을 피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그로테스크한 세상이 됐다. 마스크를 쓰는 행동은 가장 기초적인 사회 계약의 규칙으로 자리 잡았다. 2020년은 만화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에 나오는 것처럼 자동차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세상이 펼쳐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흑사병’이 창궐하던 중세로 회귀한 듯했다. 원치 않던 역행이었다. 

돌이켜 보면 바이러스의 유행은 역사적으로 종종 발생했던 재난이었다. 아주 먼 과거로 갈 것도 없다. 20세기 초 발생한 ‘스페인 독감(인플루엔자 A, H1N1 바이러스)’은 인류사 전체를 통틀어 가장 큰 환난 중의 하나로 기록돼 있다. 독감의 기세가 가장 정점이었던 1918~9년에는 전 세계 인구 16억 중 5억 명 이상이 감염됐으며, 사망자는 최소 2천 5백만에서 최대 1억 명까지로 추산된다. ‘일차세계대전’을 앞당겨 종식시킨 것도 ‘아군’과 ‘적군’ 가리지 않고 퍼져 나간 스페인 독감 때문이라는 설이 나올 정도이다. 바이러스라는 대재앙 앞에서 20세기 인류는 속수무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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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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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과 오래된 잡지 읽기를 즐기며, 책과 영상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 인문학자입니다.학교와 광장을 구분하지 않고 학생들과 시민들을 만나오고 있습니다. 머리와 몸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연구자이자 활동가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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