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역사는 모두 아름다운가? : 이승만에 관해

 멘탈이 안 좋아서 상세하게 주석 달면서 글을 쓰지를 못하고 있는데 이승만에 대해 자꾸 흰소리들이 많이 보인다. 전에도 한번 쓴 적이 있는데 이승만을 재평가하는 주장들의 실증적 근거는 한번 따져보기 시작하면 생각보다 빈약하다. 예를 들어서 이승만의 최대 업적이라 논해지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의 경우에도 미국 측의 입장에 대한 연구가 아직 부족하여 사실관계를 확정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이승만이 북진통일을 지속하는 등의 압박을 펼쳐 미국으로부터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얻어냈다는 식의 서사가 회자되지만 '정황상' 그렇다는 것이지, 실제로 사실관계가 온전하게 확정되었다 보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다음 업적으로 꼽히는 농지개혁에 대해서도 토지개혁과 농지개혁의 차이점도 구별 못하는 사람들이 태반이라 계속 이승만이 토지개혁을 했다는 주장을 한다. 토지개혁은 북조선이 한 게 토지개혁이다. 한국은 토지개혁을 추구하다가 김성수 등의 한민당 계열의 공작으로 인해 농지개혁 정도로 축소되었다. 김성수가 동의해서 농지개혁이 됐다면서 그를 재평가하는 사람들도 보이는데 황당한 주장이다. 정병준의 신간에서 한민당 계열이 지주 계급의 이해관계만을 따지다 이 나라를 얼마나 망쳤는지 잘 드러나 있다. 미군정이 시도한 적산, 귀속재산의 재분배 시도를 김성수와 한민당 계열의 지주들이 얼마나 거칠게 저항했는지나 좀 알고 말했으면 한다. 그들은 미군정이 왜 토지재분배를 시도하냐고 발악했다.

  농지개혁 자체도 성공적인 게 아니었다. 이미 오래 전에 정병준이 농지개혁의 신화를 실증적으로 논파했지만 그 반대자들은 반론 한 마디 한 적이 없이 계속 장상환 등의 고전적 연구를 인용하여 이승만 신화화를 지속한다. 장상환이 바로 그 <해방전후사의 인식> 2권에서 농지개혁이 한국전쟁 발발 전에 완성되었다는 주장을 하는데 그 주장을 수용하면서도 <해전사>가 식민지반봉건사회론에 입각해 농지개혁이 제대로 되지 않아 북조선 식의 사회혁명이 필요하다 주장했다고 말한다. 본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농지개혁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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