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군대 이야기 (14)제2땅굴 탐사와 발굴
1970년대 중반에 군대 생활을 하면서 병사들은 기회있을 때마다 “때려잡자! 김일성!”, “처부수자 공산당!”의 구호를 하루에도 다 셀 수 없을 정도로 자주 외쳤다.
내 근무처였던 x군단 단사령부는 큰 규모의 부대중에는 최북단에 위치하여 비무장지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했었지만, 북한의 침공 위기를 느끼며 긴장했던 적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75년 3월 발생했던 제2 땅굴 발굴과 1976년 8월18일의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은 온 국민들에게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해준 사건이었다. 만일 전쟁이 일어난다면, 황해도에 계신 할아버지와 아버지 형제들, 그리고 사촌들과 전쟁터에서 서로를 향하여 방아쇠를 당기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 혹시 내가 전사하게 되고, 집으로 전사 통지서가 전달된다면 누가 가장 슬퍼할까하고 쓸데없는 상상을 해보기도 했었다.
1975년 1월 15일(수) 저녁 트럭에 실려 의정부 101보충대를 출발한지 1시간 여 되어 x군단 사령부 부관부에 도착하여 그 다음 날 병기공장으로의 자대배치를 대기하던 중, x군단 비서실 선임하사인 김정규 상사가 부관부로 직접 와서 나를 비서실 서기병으로 차출하였다. 그 다음 날부터 군단장 비서실 근무를 시작하였는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비서실장의 실기 시험에 통과하기 위하여 맹렬히 타자 연습을 하던 그 해 1월, 2월, 3월 내내 군단사령부는 땅굴 발굴 작업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나는 틈틈이 내 옆 자리에서 최 상병이 타자로 작성하고 있는 문서들을 곁눈질해 보면서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감지하게 되었다.
X군단 예하 x사단 청성부대 장병들이 경계 작전 수행중에 지하에서 들려오는 정체불명의 폭음과 진동을 감지한 것은 내가 x군단에 배속되기 1년여 전인 1973년 11월 20일이었는데, x군단에서는 그 후 계속되고 있는 북한의 땅굴 탐색 작업 진행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1975년 1월15일자로 사병으로 전입을 온 나는 이러한 사실을 나...
밤낚시! 음어의 세계입니다.
이순신 난중일기에는 '산수山水' 암호가 나오던 일이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