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잼, 예쓰 스트레스

장파덕 · 20대 청년 법조인
2024/04/22
 
 요즘 재미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느낀다. 너는 인생을 재미로 사냐, 이렇게 말하면 할 말은 없다. 등 따숩고 배부르니까 재미 타령하는 걸지도 모르지. 월 220만 원 언저리의 월급을 받으면서도 그럭저럭 아끼면 생존에 큰 지장은 없다. 식비, 간식비, 교통비, 보험료가 지출의 70~80%정도 된다. 어떤 물건을 구매하는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편은 아니다.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긴 하는데 나한테 롯데리아 햄버거나 투썸플레이스 케이크 정도만 되어도 맛있는 음식의 범주에 속하는지라 음식에도 큰 지출을 하지는 않는다. 물론 돈을 쓰면 돈을 쓰지 않을 때에 비해서 조금 더 만족감을 느낄 순 있다. 근데 무엇을 소비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면?
 파덕씨는 취미가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예전에는 독서, 영화보기, 산책, 코인노래방, 맛집 다니기, 친구 만나서 떠들기 정도 얘기를 했다. 근데 뭐 요즘은 코인노래방 가는 것도 귀찮다. 집에서 제일 가까운 코인노래방이 현금만 받는데, 내 수중에 현금이 없기 때문이다. 카드결제가 되는 코인노래방은 좀 멀다. OTT구독을 하지 않는데 영화관 가서 한 편에 15000원씩 주고 영화 보기도 좀 아깝다. 무엇보다도 예전만큼 영화에 대한 열정이 없다. 어벤져스 보려고 개봉 첫날에 학교 끝나자마자 바로 영화관으로 뛰어가던 때만큼 내 가슴을 뛰게 하는 영화가 딱히 없다. 맛있는 거 먹는 건 늘 좋지만, 다이어트와 카드값의 압박이 가슴 아프다.
 산책을 좋아하긴 하는데, 요즘은 산책에도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 맨날 가는 하천변 산책로를 습관적으로 걷기는 하는데, 재미있진 않다. 그냥 운동삼아 좀 걷는 정도다. 맨날 같은 풍경을 보다보니 감흥도 없다. 차를 타고 어디 호수공원 같은 곳이라도 가야하나 싶은데 솔직히 혼자서 굳이 산책하러 멀리 차까지 타고 가기는 또 귀찮다. 친구들 만나서 맛있는 거 먹고 카페 가서 떠드는 게 그나마 유일한 취미라고 할 수 있을텐데, 애초에 친구 만나서 노는 걸 '취미'의 개념에 포섭할 수 있는지는 차치하고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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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인 삶, 인간다운 삶에 관심이 있습니다. 정치학과 법학을 전공하였습니다. 세상을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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