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살아간다

조제
조제 · 예술가
2023/03/16
친부에 의한 친족성폭력으로 자살한 21살짜리 여성의 기사를 보고 마음이 많이 아팠다. 경찰에서 잘 처리를 안 해줘서 많이 좌절했다고 한다. 그 기사를 읽으며 내게 일어났던 일들이 떠올랐다.

나는 나를 스토킹한 구남친에 의해 강간을 당한 일이 있었다. 남자의 힘을 못 이긴다는 것을 느꼈을 때의 무력감, 새벽에 집에 간신히 돌아오던 길이 아직도 생생하다.

웃프게도 나는 어릴 때 친오빠에 의해 친족성폭력을 겪은 일이 너무 고통스러웠기 때문인지 생각보다 크게 상처를 받지는 않았다. 나는 크면서 혹시라도 또 강간을 당하면 너무 고통스러워 죽을 거 같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경찰에 신고할까 생각도 했지만 그동안 보아온 것으로 봤을 때 내가 받을 2차 가해가 더 클 것 같아서 그냥 포기했었다. 가끔 그때 신고했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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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이자 친족성폭력 생존자입니다. 오랜 노력 끝에 평온을 찾고 그 여정 중 알게 된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주로 희망과 치유에 대해서. '엄마아빠재판소', '살아있으니까 귀여워' '죽고 싶지만 살고 싶어서' '은둔형 외톨이의 방구석 표류일기'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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