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인 거 아는데 여유가 없어요 - 공화주의를 위한 기본적인 물질 보장 [처음 만나는 공화주의]
2024/01/31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헌법에서는 우리나라를 민주공화국이라 설명한다. 진정한 민주주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공화’에 대한 개념이 중요하지만, 민주에 비해 공화를 다룬 글은 많지 않다.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선 ‘공화‘. 창작그룹 ’성찰과성장‘은 [처음 만나는 공화주의] 연재를 통해 ’공화주의‘에 대해 쉽게 풀어보고자 한다.
민주적 공화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3가지 요소가 강조된다. ▲적극적인 시민 참여 ▲기본적인 물질적 보장을 통한 민주적 평등 ▲공동선을 추구하는 정치가 바로 그것이다. 이번 4편에서는 민주적 공화주의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기본적인 물질적 보장’에 대해 탐구해본다.
고상한 일에 시간 쓸 여유
평일 내내 회사에서 시간을 보내는 30대 직장인 조 씨가 있다. 그에게 공동선을 위해 “구청에서 정책 토론회가 열리는 데 같이 가볼래요?”라고 제안했다. 과연 조 씨의 반응은 어땠을까? 그런 고상한 일에 시간 낼 여유가 어디 있느냐는 표정과 함께 대답이 돌아왔다. “주중에 퇴근하고 들어오면 밤 9시예요. 그나마 주말은 오롯이 저를 위해 쓰고 싶고요. 남는 시간이 있다면 차라리 게임을 하며 쉬고 싶어요.”
성찰과성장은 '공화주의'에 대한 관심이 경제적 불평등 해소와 새로운 경제체제 구상에 직결되어 있다고 본다. 생계를 위해 온종일 일하고 주말에는 휴식을 원하는 사람에게 더 나은 사회(공동선)를 위해 논의하고 고민해보자는 권유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특히 사회적 약자로서는 이러한 제안이 현실과 동떨어진 무의미한 외침으로 여겨질 수 있다. 생계가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공동선에 대한 고민이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최소한의 생계 걱정이 해소되어야만, 개인을 넘어서 사회 전체를 위한 고민을 할 여유가 생긴다.
실제로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한 토론회나 주민자치회 참여자를 보면 상대적으로 개인 시간이 ...
@선량한시민
안녕하세요.
말씀하신 그 제도들을 모두 참여소득에 포함됩니다. 저희가 얘기하고 있는 것은 그러한 참여소득을 더 늘리자는 것이구요. 다른 점이 있다고 말씀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공동선이라는 것이 개인의 자유를 무시하는 게 아닙니다.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면 서로 맞춰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 부분을 동등한 위치에서 민주적으로 논의해서 결정하는 것이 공동선입니다. 혼자 무인도에서 산다면 공동선에 대한 논의가 필요없겠지요. 하지만 우리는 타인과 함께 살아갑니다. 개인이 하고 싶은 대로 살 수 없는 사회이지요.
@성찰과성장 말씀하신 참여소득은 이미 근로 및 교육지원금, 그리고 노동 가능 기초수급자의 자활근로로 비슷하게 하고있지않나요? 참여소득이 기존의 제도와 어떤점에서 다르죠?
또, 공동선이라는 개념은 논쟁의 여지가 있습니다. 자유주의, 개인주의적 관점에서 선은 오로지 개인은 믿음에 기초합니다. 그런데, 공동으로 추구할 무엇이 있다고 전제하는것은 (자유주의 논리에서) 적당하지 않아보입니다.
그 공동선이 있다고 가정해도, 그 선의 결과가 개인에게 이득이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여기서 이득은 금전적인것이 아니라, 개인이 믿는 선에 부합된다는 의미) 그렇다면, 개인이 공동선을 추구할 당위가 없어보입니다.
@선량한시민 안녕하세요. 성찰과성장의 신동주입니다!
우선 저희 글에 관심가져주시고 의견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질문하신 글에 답변을 드리자면
공화주의는 찬성한다/반대한다라고 주장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닙니다. 헌법에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라고 말하고 있으니까요. 우리나라에서 시민으로 살고 있다면 민주주의와 공화주의를 받아드려야 하는 것이지요. 마치 조선시대에 양민, 천민으로 구분된 계급사회를 백성들이 받아드린 것 처럼요(그 체제가 싫으면 반란이나 혁명을 일으킬 수는 있지만요) 우리나라가 스스로 민주공화국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니 이를 위해서 세금을 쓰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추가로 저희가 예시로 든 참여소득은 그저 '기본적인 물질을 보장한다'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기여했음에도 시장에서 금전적으로 지원받지 못한 시민들에게 국가가 소득을 지원하는 제도 입니다. 시장을 통하지 않고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긍정적 외부효과라고 하는데요, 긍정적 외부효과에 대한 대가를 누군가 지불하지 않으면 과소생산이 발생하여 시장실패가 나타난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가 보통 나서서 세금을 씁니다. 이러한 경제적 관점에서 참여소득을 보면 왜 세금을 써야하는지 좀 더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공화주의를 위해 기본적인 물질을 보장한다는 것은 "세금"이 더 높아질 개연성이 있는것 같습니다. 그런데, 모든 사람이 공화주의에 찬성하거나, 혹은 공동체에 관심가지는것도 아닌데, 왜 타인의 공화주의 참여를 위해 돈을 써야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