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 광고 속에 비행기가 등장한 이유

강부원
강부원 인증된 계정 · 잡식성 인문학자
2024/01/24
전라북도 김제군 납세홍보 전단
식민지 시기 말 광고 속에 등장하는 비행기 표상
 
식민지 시기 말에는 기술의 힘과 권능을 상징하는 비행기의 이미지를 이용한 광고도 유행했다. 이것은 당시에는 전 세계적인 공통 현상이었다. 상업 광고 혹은 국가의 선전에 이용되는 비행기는 마치 신의 모습처럼 그려진다. 다음은 독일과 식민지 조선에서 비행기(비행선)를 활용한 광고 선전물들이다.
<『매일신보』(1919. 3. 12)>
앞의 그림은 1910∼20년대에 걸쳐 『매일신보』에서 매우 빈번하게 발견되는 ‘대력환(大力丸)’이라는 약품 광고이다. ‘대력환’은 정력 증강과 기력 보충제로써 당시에 굉장히 인기가 많은 자양강장제류의 약품이었다. ‘대력환’ 광고는 『매일신보』외의 다른 신문과 잡지에서도 쉽게 발견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실려 있다. ‘대력환’의 광고가 비행기의 이미지를 차용한 것은 그 상관관계를 따져 볼 때 매우 흥미롭다. 

근대의 매체들에서 광고가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이유는 상징 조작을 동원하기 때문이다. ‘대력환’ 광고가 그렇다. ‘대력환’ 광고는 단지 약품에 대한 정보만을 제공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이 광고는 약품에 대한 본질적인 정보는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기능의 신비화를 조장하고 있다. 비행기를 이용한 ‘대력환’ 광고는 상징 조작을 통해 판타지를 만들어 낸다.

위와 같은 광고는 당시 대중들이 추앙하던 비행기와 약품의 이미지를 중첩시키면서 ‘대력환’이 비행기와 같은 강력함을 가지고 있다는 이미지를 대중들에게 전달하려고 한다. 곧 『매일신보』 1919년 3월 12일자의 광고에서 보이듯 대중들이 열광하는 대상은 비행기와 ‘대력환’ 둘 모두이다. 전능한 과학-기술의 힘을 가진 하늘의 비행기에서 쏘아대는 약품은 그와 똑같은 능력을 가진 것으로 대중들에게 효과적으로 인지된다. 광고는 이처럼...
강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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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과 오래된 잡지 읽기를 즐기며, 책과 영상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 인문학자입니다.학교와 광장을 구분하지 않고 학생들과 시민들을 만나오고 있습니다. 머리와 몸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연구자이자 활동가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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