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essay)- ‘약속을 지키는 인간’이 온다면,
2023/06/29
냅다 달렸다. 시간은 오후 5시를 앞두고 햇볕도 한풀 꺾였다. 잠시 한국을 다녀오느라 거의 한 달 이상 자동차를 방치해 두었기에 자동차도 길들이고(?) 독일의 푸른 하늘도 만끽하고 싶어서 짧은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렸다. 그렇게 한 시간 가량을 달리다 보니 어느새 95번 고속도로(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Innsbruck로 이어지는 도로)는 끝이 나고 에탈(Ettal)이라는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에탈은 ‘맹세 혹은 약속의 계곡’이라는 뜻이다. 독일의 왕이었던 루트비히 4세(Ludwig IV, 후에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가 된다)는 수도원을 세우겠다고 맹세했고 그 약속대로 1330년 수도원을 설립한다. 그리고 그 이름을 ‘에탈’이라고 명명(命名)했다. 약속을 지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