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은 억울하다.

이완
이완 인증된 계정 · 각자도생에서 사회연대로
2023/09/24
핵심은 문해력이 아니다. 어른들이 키오스크 안내문과 스마트폰 설명서를 빠르게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어른들의 문해력을 의심하지는 않는 것처럼, 요즘 애들이 한자어나 옛말을 모른다고 해서 곧바로 문해력을 지적할 수는 없다. 

사람은 단어를 타고나지 않는다. 주변에서 어른들과 자주 어울리거나 스스로 어려운 책을 읽기 위해 공부하지 않았다면, 청소년이 '사흘'의 의미를 몰라도 이상하지 않다. AI도 배운 적 없는 단어는 쓸 수 없다. 청소년이 단어를 모른다면 교육 환경을 탓해야지 이해능력부터 탓해서는 안 된다. 

물론 많은 청소년이 긴 글을 읽지 못하거나 문맥을 잘못 짚는다. 그런데 이게 요즘 청소년만의 문제일까? 앞 세대는 모든 글을 왜곡과 오해 없이 빠르게 이해할까? 신문부터 논문까지 자유자재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어느 세대에나 흔하지 않다. 

문해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독서량은 전반적으로 줄었다. 하지만 청년층보다 중장년층의 독서량이 더 많이 줄었다. 독서량도 요즘 애들이 특별히 이해력이 부족하다고 볼 결정적인 근거는 아닌 셈이다. 실제로, 잘못된 정보를 믿고 시위에 참여하는 것처럼 문해력이 높다면 하지 않을 일을 벌이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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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자기계발론과 자유방임주의에 맞섭니다. 법치국가와 사회연대를 결합하려는 자유주의적 사회주의자입니다. 더칼럼니스트 창간 1주년 기념 칼럼 공모전 당선 얼룩소 에어북 공모 1회차 선정 '함께 자유로운 나라' 출간 얼룩소 에어북 공모 6회차 선정 '좌업좌득'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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