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살아보기(필살기)10

쥬디샘
쥬디샘 · 누구에게든 공평한 세상을 바래요
2023/10/14
출처: 픽사베이 Open Clipart-Vectors
핼러윈 TRICK OR TREAT!!!
필리핀에 도착한 첫해 10월 중순경이었다. 아들이 학교에 다녀와서는 아침에 스쿨버스에서 놀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우리가 사는 빌리지에서 학교가 좀 멀었고 교통체증이 심해 등교 시간이 7시였지만 첫 번째로 승차하는 우리 집에서는 새벽 5시 반에 타야만 했다. 좀 어둑어둑하고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여러 빌리지를 돌아야만 학교에 도착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어느 집 정원에서 경비복을 입은 자가 쓰러져 누워 있고 경비가 나무에 매달려 있는 핼러윈 장식을 처음으로 보고는 기절초풍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때까지 이렇게 요란하게 장식을 할줄은 우리가 미쳐 상상도 못했으니 말이다. 그 시절 상식으로는 그냥 호박장식 몇개로만 생각했었던 우리의 상상력은 완전 한도 초과가 되었다. 그러더니 빌리지마다 핼러윈 행사날이 정해지고 아이들은 각자의 개성에 맞는 커스텀 의상을 입고 가가호호 방문을 하지 않는가.
TRICK OR TREAT!!! (사탕을 주지 않으면 장난을 쳐 버릴 거야~)
삼삼오오 짝을 지어 몰려오는 우렁찬 아이들의 목소리가 어찌나 두렵던지 그 공포는 그 아이들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미리 사탕과 과자를 준비해 놓지 않은 것에 대한 민망함과 창피함이었다. 마치 스크루지가 돈 아끼려고 안 내어 주는것과 같은 그런... 그 아이 중에는 우리 아이들 친구들도 있을 텐데 ㅠㅠ

알고 보니 아이들이 방문하게 되는 집은 아무집이나 가는 것은 아니고 Jack-o'-lantern(호박 유령 등불)을 걸어 놓은 집만 방문하게 된다는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그 이유는 호박 유령 등불을 걸어 둔 집은 '우리 집은 핼러윈 축제에 참여하는 집입니다' 라는 일종의 표시인데 우리 집은 한국인이라고 일부러 방문을 했던것이다. 그 이듬해엔 우리도 사탕과 과자를 넉넉히 준비해 기쁘게 나누어 주었다. 영화에서처럼 크리스마스이브에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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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나에게만 일어나는 일도 나에게만 일어나지 않을 일도 없다고 봅니다 사람들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마인드 힐링 강의와 명상심리 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적인 구조 속의 편견을 깨려고 노력하지만 소수의 힘으로는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함께 하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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