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에서의 6박 7일, 이 영화를 세 번 본 이유

김성호
김성호 인증된 계정 · 좋은 사람 되기
2023/10/11
▲ 식스 데이 세븐 나잇 포스터 ⓒ 브에나비스타 인터내셔널 코리아

중학교 1학년 까까머리 학생이었다. 1998년, 나는 동네 비디오 가게에서 비디오를 빌려 보는 걸 낙으로 삼는 할리우드 키드였다. 그 시절 비디오 가게 카운터엔 신작 비디오를 소개하는 무가지가 놓여 있곤 했다. 주머니 얄팍한 나는 그 종이를 뒤적여 영화소개를 읽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곤 하였다. 때로는 영화보다도 그 종이를 샅샅이 읽고 또 읽는 게 더 즐거웠다.

<식스 데이 세븐 나잇>이 개봉한 건 늦여름이었다. 그러니 내가 비디오 가게 무가지에서 영화소개를 읽은 건 이듬해 봄쯤이었을 것이다. 아직 새 학기가 시작하지 않은 봄방학이었으므로 나는 중학교 1학년 키 작은 아이였다. 그 아이를 사로잡는 영화설명이 종이에 적혀 있었다.

'잡지사 사진작가 로빈(앤 해치, 앤 헤이시를 당시엔 이렇게 표기했다)은 남자친구와 함께 여행을 떠난다. 휴가 중에 상사의 호출을 받고 근처 섬으로 촬영을 떠나지만 비행기가 번개를 맞아 무인도에 착륙하게 된다. 조종사 퀸(해리슨 포드)과 단둘이 남겨진 그녀는 퀸이 미덥지 않다. 상반된 성격의 남녀가 무인도에서 티격태격하며 구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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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서평가, 작가, 전직 기자, 3급 항해사. 저널리즘 에세이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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