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의 최선의 삶

빛기 · shiny trash Can
2021/10/02
지난 달에 임솔아 작가님의 책 ‘최선의 삶’을 리메이크한 독립영화를 보았습니다. 열여덟 고등학생으로 등장하는 강이, 아람, 소영은 함께 뭉쳐 다니는 단짝 친구로 모든 일상을 함께합니다. 그 나이 또래가 대부분 그러하듯 친구는 서로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때로는 서로의 전부나 다름 없기 때문에 가출을 하겠다는 소영을 따라 다같이 무작정 서울로 향합니다. 

‘따뜻한 이불이 포근하고 좋아서 무서워지는 순간이 있다는 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세 친구마다 각자 안고 있는 고민과 처해있는 현실이 이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떠나려는 갈망을 부추겼습니다. 찜질방과 길거리를 전전하다 어렵게 지하 단칸방을 구해 생활을 이어나가지만 고정된 수입 없이 서울에서 보내는 날들이 녹록지만은 않습니다. 결국 아이들에게 가출을 제안했던 소영이 가장 먼저 지쳐가기 시작합니다. 아람은 미성년자가 가선 안 될 곳에서 일을 하기 시작하고 삐그덕거리는 둘 사이에서 쩔쩔 매던 강이도 아슬아슬 위태로워 보입니다. 다시 집으로 돌아간 세 사람은 가출하기 전으로 돌이킬 수 없이 서로에게서 멀어지게 됩니다. 소영은 더 이상 집을 나가지 말아달라는 뜻에서 부모님으로부터 모델의 꿈을 지원받아 가출의 목적을 달성합니다. 하지만 아람은 돌아오자마자 또 다시 아버지에게 가정 폭력을 당하고 강이는 자신과 아람에게 선을 긋고 차가운 태도를 보이는 소영에게 상처를 받습니다. 강이는 수선스럽지는 않지만 묵묵히 자신을 사랑하는 가족에게도, 늘 자신의 발치를 맴돌며 관심을 갈구하는 강아지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는 아이입니다. 오로지 친구들만이 전부였던 강이는 끝내 소영에 의해서 반에서 따돌림을 당합니다. 결국 자신보다 더 아끼고 좋아했던 소영에게 복수를 하는 강이의 모습으로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떠나거나 버려지거나, 망가뜨리거나 망가지거나 그때는 그것이 우리의 최선이었다고 말하면서요. 제게는 최악으로 보여지는 아이들의 행동이 그 당시의 아이들에게는 최선이었다고 말하는 점이 너무 잘 이해가 되어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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