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27일_그룹홈 보육사 일기
2022/06/02
새벽 다섯 시. 화장실에 가고 싶어서 계속 눈치만 보던 중이었다. 그냥 이부자리를 확 걷어내고 일어나면 되는 일이지만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았다. 나와 한 방에서 잠을 자던 윤슬이가 기다렸다는 듯이 대성통곡을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34개월 윤슬이는 감기에 걸려서 몸이 좋지를 않았다. 밤새 선잠을 자며 나를 괴롭혔다. 그런 저를 방에 두고 화장실에 다녀오던 날에는 이부자리에 구토를 할 때까지 울음을 터뜨리고는 했다. 햇빛이 반짝이는 낮에는 괜찮다가 꼭 정신이 왔다갔다하는 새벽만 되면 그렇게 나를 붙잡고 나동그라졌다. 아니 정 그러면 화장실에 같이 가줄 수도 있잖아. 그것까지 싫다고 해버리면 이모는 어떡하라고.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었다. 윤슬아 이모 화장실에 갔다 올게. 이모 어디 가는 거 아니야. 문을 열고 마루로 성큼성큼 걸어 나가는 사이 뒷전에서 윤슬이의 울음 소리가 온 집안을 때려부수고 있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울든지 말든지 어쩔 수가 없었다. 이모 금방 왔잖아. 윤슬아 괜찮아. 자자. (자식... 또 한바탕 이불 위에 토를 해놓았다.)
다시 눈을 뜨자 큰 아이들은 교복을 다 입은 채로 내 방문 앞을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깜짝 놀라 확인한 시계. 일곱시 십삼분. 둘째와 셋째가 학교로 가기 위해 집을 나서야 하는 시간이었다. 이모 일부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