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미
이찬미
2021/11/02
여기서는 못 지우세요.
임신테스트기의 두 줄을 확인한 것은 귀국을 딱 일주일 앞둔 날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로부터 약 1년 전 교환학생으로 출국하기 전 생리불순으로 혼자 찾아갔던 근처의 작은 산부인과에서 성 경험이 있다는 이유로 할아버지 의사에게 '어린데 벌써부터 몸을 함부로 굴리고 다니면 안 된다'라느니 '너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인데, 이게 몸에 털도 숭숭 나고 너는 임신도 하기 힘들 것'이라는 등의 말을 들었었다. 그래서였을까? 두 줄을 확인하고 나는 너무 기쁘고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이었다. 한국에 돌아온 후 정확한 주 수를 알기 위해서 이번에는 학교 근처의 대형 산부인과를 찾아갔다. 접수하고 기다리는데 직원 한 명이 나를 조용히 불러 차례로 질문했다. "결혼하셨어요?" -"아뇨." "결혼하실 거예요?" -"아뇨…" "여기서는 못 지우세요." -"네? 안… 지울 건데요?" "낳으실 거예요?" -"네…" 짧은 한숨과 함께 대기하라는 말을 듣고 잠시 기다렸다가 진찰을 받았다. 작고 작...
쑤니
쑤니 · 20대를 보내고 있는 청년입니다.
2021/11/03
답글: 여기서는 못 지우세요.
생활/사건사고+13
축복처럼 찾아온 아이와 계속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과거의 가족형태와 현재의 가족형태가 많이 변해있듯이 이제 우리사회는 새로운 가족형태에 대해 받아들이고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가입하고 이어읽기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쑤니
쑤니
20대를 보내고 있는 청년입니다.
글 419
팔로워 509
팔로잉 228
투럽맘
신규 얼룩커들의 새로운 방향을 후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