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 글쓰기에서 공감능력의 중요성
2023/01/19
오늘은 그동안 제가 이 플랫폼을 포함하여 다양한 루트로 기술적 글쓰기를 해 온 동기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평소와는 달리 튜토리얼이나 기술적인 것에 대한 설명 성격의 글은 아닐 것입니다. 바로 어떻게 하면 기술적인 내용을 쉽게 풀어쓸 것인가에 관한 것입니다. 제가 주로 글을 쓰는 주제인 통계/데이터과학에도 어려운 내용들이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이 질문은 중요한 질문입니다. 하지만 제가 지금까지 관찰한 바에 따르면, 솔직히 말해서 이런 질문이 중요하게 취급됐던 것 같지는 않습니다. 특히 연구자, 학자 집단에서 말이죠. 반대로 제가 좀 더 귀하게 취급됐으면 하고 바라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이 질문을 얼마나 중요하게 다루느냐가 일반 대중, 나아가 다음 세대에 과학/기술이 얼마나 잘 전파되고 흥할 수 있는지와 직결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초심자에게 잘 읽히는 기술적 글쓰기를 할 수 있는지는 글의 논리적 전개와는 사실 별 상관이 없습니다. 물론 논리가 엉망인 기술적 글쓰기는 애초에 그 내용 자체부터 틀렸을 것이기 때문에 큰 가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논리적으로 전개된 글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교육적으로 높은 가치를 지녔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오히려 내용을 잘 모르는 사람의 관점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논리적으로만 완결된 기술적 글쓰기는 독자로 하여금 좌절감을 느끼게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흥미를 앗아가고, 주제 자체에 대한 관심을 완전히 죽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술적인 내용을 쉽게 풀어쓰는 사람에게 중요한 덕목은 사실 내용에 대한 완벽한 이해보다는, 개구리가 올챙이적 생각을 할 수 있는, 공감능력 또는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측면에서는 오히려 내용을 약간 덜 완벽하게 이해한 사람이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초심자의 입장을 이해하는 데 더 유리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통계학에서 아주 중요한 내용 중 하나로 최대가능도 추정...
결론부터 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초심자에게 잘 읽히는 기술적 글쓰기를 할 수 있는지는 글의 논리적 전개와는 사실 별 상관이 없습니다. 물론 논리가 엉망인 기술적 글쓰기는 애초에 그 내용 자체부터 틀렸을 것이기 때문에 큰 가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논리적으로 전개된 글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교육적으로 높은 가치를 지녔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오히려 내용을 잘 모르는 사람의 관점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논리적으로만 완결된 기술적 글쓰기는 독자로 하여금 좌절감을 느끼게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흥미를 앗아가고, 주제 자체에 대한 관심을 완전히 죽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술적인 내용을 쉽게 풀어쓰는 사람에게 중요한 덕목은 사실 내용에 대한 완벽한 이해보다는, 개구리가 올챙이적 생각을 할 수 있는, 공감능력 또는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측면에서는 오히려 내용을 약간 덜 완벽하게 이해한 사람이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초심자의 입장을 이해하는 데 더 유리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통계학에서 아주 중요한 내용 중 하나로 최대가능도 추정...
심리학을 전공했지만 졸업 후에는 미국에서 데이터과학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가지고 가치 있는 활동을 하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가짜뉴스의 심리학], [3일 만에 끝내는 코딩 통계], [데이터과학자의 일] 등을 썼습니다.
@방태모 저도 항상 하는 고민이고 아마 기술적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는 고민일겁니다. 계속 쓰면서 개선해나가는 수밖에 없고 공감능력을 물론 발휘해야겠죠?
저도 준석님과 같은 감성으로 글을 쓰곤 합니다. 그러나, 초심자도 이해할 수 있게끔 글을 쓰려고 하다보면 글이 계속 길어지더군요. ㅠㅠ 행간을 글에 담으려고 하다보니 설명이 조금 장황해 질때도 있음을 느낍니다. 이 부분은 제 부족함 때문이겠죠?..ㅎㅎ 초심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리고 글이 명료하도록 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항상 어려운 것 같습니다. 준석님은 이런 고민을 하셨던 경험이 없으신지 궁금하네요.
잘 읽고 갑니다요
즐거운 설 명절 잘보내세요 ^^
@홈은 따뜻한 커멘트 감사합니다!
얼마 전에 박준석 님의 글은 배려 혹은 경험 때문에 난이도를 조절하여 글을 쓰시는 것 같다는 추정을 담은 글을 썼는데!
개인적으로는 광장히 흥미롭다고 생각했거든요. 읽는 사람의 지식 배경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쓰는 전문가는 그렇게 많지 않거든요. 분야별로 손에 꼽아야 ㅎㅎㅎ 암튼, 노력에 의한 배려였네요.
기술적 글쓰기뿐만 아니라 수필이나 사설도 마찬가지더라고요. 단어 선택 하나에도 보편성을 고려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그저 자신의 마음에 드는 글을 쓰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지식을 전시하려는 마음과 지식을 공유하려는 마음의 차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좋고 나쁘고의 문제는 아니고요.
기술도 기술의 해제도 사람을 향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참 좋습니다. 스마트폰으로 글을 읽을 때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단어 선택만 해도 번역/웹검색 등을 쉽게 알 수 있는 바가 뜨더라고요. 크롬이나 사파리는 페이지 번역을 제공하고요.
지적 수준에 관계없이 사람의 선택을 통해 최종 습득 지식의 수준은 같아지도록 만드는 거겠죠? 더 많은 사람이 정보를 쉽게 전달받을 수 있도록 기술이 구현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그런 관점에서 ‘필요한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글’을 포함한 다양한 난이도의 글이 존재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늘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요약하며 너무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
어려울수 있는 내용인데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청자의 입장에서 그리고 초심자의 입장에서 글을 쓴다는 게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덕분에 하나 배웠습니다. 박준석님
대학교 시절 수많은 교수님들의 슬픈 강의들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갑니다..
뼈문과로 시작해서 부딪혀가면서 배우는 입장에서 이런 '친절한' 설명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말이죠!
뼈문과로 시작해서 부딪혀가면서 배우는 입장에서 이런 '친절한' 설명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말이죠!
대학교 시절 수많은 교수님들의 슬픈 강의들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갑니다..
청자의 입장에서 그리고 초심자의 입장에서 글을 쓴다는 게 중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덕분에 하나 배웠습니다. 박준석님
얼마 전에 박준석 님의 글은 배려 혹은 경험 때문에 난이도를 조절하여 글을 쓰시는 것 같다는 추정을 담은 글을 썼는데!
개인적으로는 광장히 흥미롭다고 생각했거든요. 읽는 사람의 지식 배경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쓰는 전문가는 그렇게 많지 않거든요. 분야별로 손에 꼽아야 ㅎㅎㅎ 암튼, 노력에 의한 배려였네요.
기술적 글쓰기뿐만 아니라 수필이나 사설도 마찬가지더라고요. 단어 선택 하나에도 보편성을 고려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그저 자신의 마음에 드는 글을 쓰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지식을 전시하려는 마음과 지식을 공유하려는 마음의 차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좋고 나쁘고의 문제는 아니고요.
기술도 기술의 해제도 사람을 향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참 좋습니다. 스마트폰으로 글을 읽을 때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단어 선택만 해도 번역/웹검색 등을 쉽게 알 수 있는 바가 뜨더라고요. 크롬이나 사파리는 페이지 번역을 제공하고요.
지적 수준에 관계없이 사람의 선택을 통해 최종 습득 지식의 수준은 같아지도록 만드는 거겠죠? 더 많은 사람이 정보를 쉽게 전달받을 수 있도록 기술이 구현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요. 그런 관점에서 ‘필요한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글’을 포함한 다양한 난이도의 글이 존재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늘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방태모 저도 항상 하는 고민이고 아마 기술적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는 고민일겁니다. 계속 쓰면서 개선해나가는 수밖에 없고 공감능력을 물론 발휘해야겠죠?
요약하며 너무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
어려울수 있는 내용인데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