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윈스턴을 듣다

기린이가 · 협소,단편, 미시적 그러나 긍정적으로
2023/09/21
  바람은 부드러웠다.  열린 버스 창문으로 살살 불어왔다.  가끔은 꽃향기도 맡아졌다.  이국의 어느 작은 마을을 순환하던 마을 버스였다.  흥얼거리던 기사아저씨는 라디오 볼륨을 올렸다. ‘Sound of silence’였다.  승객은 나를 포함해서 5~6명이었고 약속한 듯이  다 같이 흥얼거렸고 미소지었다.  그런 순간이 있다.  '나는 몇 년이 지나도 이 순간을 기억하겠구나. '라는 깨달음이 오는 순간.  10년도 더 지난 어느날, 이국의 소읍에서의  기억이다. 
   
  아침부터 파헬벨의 ‘카논’을 흥얼거렸다.  유난히 긴 더위가 지치게 했던 2023년 8월의 어느 아침.  몇 달 전 조지 윈스턴의 부고를 들어서 였을까.  아니면 이 더위에 ‘디셈버’앨범을 들으면 한 뼘은 시원해질 것 같은 기대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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