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어쩌다가 당나라 군대가 되었는가?

하헌기
2023/03/01
출처 : 한겨레 21

지금의 민주당은 당나라 군대다. 당나라 군대의 특징이 뭔가. 병력은 대규모이지만 오합지졸이란 점이다. 169개 의석을 가진 거대정당이지만 전혀 그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민주당이 딱 당나라 군대가 아니고 뭐겠는가.

한동훈에게 판판이 깨지는 민주당

얘기를 거슬러 올라가 보자. 2022년 인사청문회. 최대 격전지는 법제사법위원회였다. 민주당은 당시 한동훈 장관 후보자를 벼르고 있었다. 한동훈 장관 후보자 인선에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그 개인도 마찬가지이며 정무적으로도 적절한 인사가 아니라는 평이 많았다. 오죽하면 지명 당시 이재오 국민의힘 고문이 '이건 아니다.'라고 비판했겠는가.

뻔한 것이다. 대개 국정운영 세력이 '하고 싶은 일'은 입법 사안이고, 그럼 정부는 국회의 협조를 받아야 하고 싶은 일을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국회는 여소야대다. 일이 되게 하려면 국회의 협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즉 야당의 협조를 받아야 한다는 말과 동의어다. 그러니 야당의 인선을 봉쇄하는 인사를 단행하는 것은 '정무적'으로 패착이기 때문에 이재오 장관이 '이건 아니다'라고 반응 했던 것이다.

(물론 그 이후 정부가 하고 싶은 일은 '국정'이나 '개혁'이나 '입법' 이 아니라 '수사'와 '사정기관 장악'이었음을 모두게 알게되었으므로, 한동훈 장관 인선 역시 정부 입장에서는 그렇게 이율배반은 아니란 점이 밝혀졌다.)

뭐, 다 좋다. 윤석열 정권은 윤석열 정권이고, 민주당은 어땠나? 꼭 윤석열 정권의 정무적 패착이 아니더라도, 한동훈 장관 후보자 개인에게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청문회 다음날 신문지상을 도배하고 이슈가 된 것은 '한동훈 장관에 대한 의혹'이 아니라 도리어 민주당 인사들의 역량 부족과 함량 미달이었다. 벼르고 벼르던 한동훈을 검증하겠다는 자리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아주 기초적인 실책을 통해 화제가 된 '이모', '쓰리엠' 같은 말들만 부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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