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한테 소송 이긴 단 한 명의 메이플 유저

출처: 연합뉴스


잘못 인정하고 당당하게 게이머 지갑 공략하길

(김준성 메이플스토리 유저. 닉네임 제룬.)

안녕하세요, 게임 메이플스토리 유저이자 넥슨과 환불 소송을 진행하며 공정위에 민원을 제기한 당사자 김준성입니다.

메이플스토리의 확률조작 문제는 2021년 넥슨이 다양한 확률을 공개하며 수면에 드러났습니다. 이를 본 저는 소송감이라 생각해 큐브 구매액 환불을 요청한 뒤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자 넥슨은 일개 개인의 소액 소송에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5명을 대동하는 것으로 화답했죠.

재판은 긴 호흡으로 진행됐습니다. 1심에선 제가 패소했고, 2심은 치열한 서면 다툼과 약간의 해프닝 끝에 저의 5% 부분승소가 인정됐습니다. 그리고 현재 3심 진행 중입니다.

이와 별개로 저는 공정위에 민원을 신청했습니다. 그 결과 2024년 1월 3일 공정위가 넥슨의 확률조작 사실을 아주 상세하고 큰 규모로 입증하며 과징금 116억 원을 때리게 됐습니다. 저 또한 민원 제기자로서 공정위에 참석해 사무관들, 기자들에게 이 사건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공정위가 밝혀낸 넥슨의 확률조작 행위는 제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고 광범위하며 치밀했습니다. 그 심각성과 넥슨의 매출을 고려하면 역대 최고 과징금인 116억 원조차 적은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이 지점에서 개인적으로 조금 슬프기도 합니다. 공정위가 발표한 이 자료가 제 법정소송에서 증거로 쓰였다면 5%보다 훨씬 높은 배상 판결을 받지 않았을까 싶어서요.

그래도 다음 문제 제기자를 위한 좋은 판례나 사례로 남을 것이기에 다행입니다. 저는 이 사건을 고발하고 공론화한 입장에서, 또한 많은 분의 응원이나 후원을 받은 입장에서 남아 있는 3심을 비롯한 여러 문제 제기에 힘을 쓰고 보탤 생각입니다.

넥슨에 대한 제 입장은 이렇습니다. 기업이 수익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과정에서 위법 행위를 저지른 것에는 깊은 분노를 느낍니다. 부디 잘못을 인정하고 배상할 것은 한 다음, 사행성이 아닌 게임 본연의 재미를 추구해 더 당당하게 게이머의 지갑을 공략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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