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누군가의 위로가 너무 뜨거워 아플때가 있잖아요.

이승환 · 인생학과 재학생
2022/03/25
미온수 - 이승환

마음마저 추운 어느 겨울날,
종종 걸음으로 집에 들어와 따듯한 물에 손을 담궜다.
그리곤 "앗 뜨거"하고 급히 손을 뺐다.

손잡이를 90도 보다 살짝 오른쪽으로 맞췄다.
평소엔 차가웠던 그 물이,
따듯하다기 보단 편안해서 한참 동안 그렇게 있었다.

손을 녹이는게 내 마음을 녹이는 일과 비슷하다면,
내 마음이 따듯한 위로에 화상을 입지 않게,
30도보다 조금 낮은 온도로 위로해주었으면.

...

제가 감당하지 못할 사고를 치고 낙담한 저에게 쏟아지는 위로들은 가끔 저를 너무 아프게하곤 했습니다.
좋은 의도인걸 알면서도 어쨋든 그 일은 "괜찮은 일"은 아니었거든요.
날도 참 추운 겨울날, 사고를 수습하느라 바쁜 하루를 보내고 집에 들어와 바로 손을 씻었습니다.
평소에는 따듯한 물이었는데, 그날 따라 참 뜨겁게 느껴...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반도체를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대학원생, 술을 좋아하는 alcoholyc, 글쓰기를 좋아하는 헤비 라이터, 고민과 취미가 많아 사는 게 피곤한 사람입니다.
9
팔로워 8
팔로잉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