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언제까지 철없는 애처럼 살래 ?

글쓰는깡이
글쓰는깡이 · 싫증이 많아 인생경험이 다양한 30대
2022/03/03
 내 기억이 어느정도는 있던 5살 시절, 예절을 중시하는 집안의 분위기에 따라 나이보다 항상 의젓하게 행동하는 가치관이 처음 형성되었다. 유년기를 지나 20대가 되어서도 당연하게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나이에 비해 성숙하구나', '점잖고 착하고 의젓하구나' 등의 말들이었다. '의젓하다'라는 말은 '말이나 행동 따위가 점잖고 무게가 있다' 라는 사전적인 의미를 가지며, 필자는 사전이 알려주는 해석에 아주 걸맞게 행동하며 살았다. 언제 어디서나 점잖고 묵묵하며, 더 나아가 올바른 사람이었어야만 했다.

 20대 초반, 대한민국 남자의 의무인 군 복무를 끝마칠 무렵, 병장의 편안함과 군대의 제한적인 상황이 나의 가치관을 크게 무너뜨렸다. 의젓하지 않아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고, 의젓할 마음이 들 수 없을 정도로 시간은 느리게 흘러갔다. 여태껏 의젓하게 살아온 내 자신과 가치관에 대한 의문이 들기 시작했고, 이를 핑계로 군 복무를 마치는 날 한 번도 시도한 적 없었던 일탈을 실행에 옮겼다.

 20년 가까이 의젓하게 살아온 필자 입장에서의 일탈은 사실 별 게 아니었다. 그저 혼자서 해외로 배낭여행을 가는 일이었다. 가정 형편이 그리 좋지 않아 부르주아 여행은 꿈도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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