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의 부피

구운고구마 · 눕는게 제일 좋아
2022/03/21
예쁘고 귀여운 물건을 보면 그게 필요하든 아니든 일단 갖고 싶었던 시절이 있다. 딱히 사용도 하지 않을 것들이면서, 그냥 보고있으면 행복해진다는 이유 만으로. 
그렇게 샀던 귀여운 파우치, 머그컵, 미니백, 한정이라는 이유로 단 한번도 사용해보지 못한채 보관해둔 한정판 아이섀도팔레트. ...
어느날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난 더 이상 그 물건을 봐도 행복함을 느끼지 못했고, 그런데도 단지 내가 옛날에 이 물건을 보면 설렜었다는, 과거형의 그 사실 단 하나때문에 버리지도 못하고 모셔두고 있었다.

참 신기한 일이야. 
몇 년 전에 너무나 갖고싶어 발을 동동구르던 한정판 화장품들을 나는 결국 다시 팔았다. 그러고나니 뭔가 마음의 짐이 덜어진 기분이 들었다. 뿌듯하기까지 했다.

그 이후로 나는 종종 더 이상 쓰지 않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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