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추종 현상은 끝났나?

박하
박하 인증된 계정 · 배낭여행자
2023/02/05

대중교통을 타고 다니는 사람이라면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자. 아마 거의 모두가 들여다보고 있는 스마트폰. 전자제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언뜻 보더라도 대충 어느 회사의 어느 제품인지, 심지어 모델명까지 알아챌 수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매년 하나 쯤은 새로운 모델이 나오는데도 스마트폰의 모양은 크기나 디자인이 조금씩 다를 뿐 일정 형태로 규격화 되었다. 한참 점유율을 높여가던 시절에는 온갖 브랜드의 제품이 난립하여 새로운 기능, 보다 나아진 성능을 자랑하기 바빴다. 소비자는 열광했고 여전히 그런 사람이 있는가하면 이제 뻔한 패턴에 익숙해진 사람도 있다.

파주, 한국 (2023)

최신형은 의미가 없다
신제품 발표회를 새벽같이 찾아보는 사람들이 부쩍 줄었다. 두근거리며 새로운 기능에 눈 뜰 일이 잘 없기도 하고 발전된 기술이 생태계를 이뤄 안정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멀쩡한 전자제품을 매년 갈아치우는 것을 낙으로 삼던 친구들도 이번 해는 거른다고 하거나, 큰 차이점을 못 느끼기 때문에 바꾸지 않는 사람들도 생겼다. 기술의 발전속도가 사람들의 욕구를 앞선 것이다. 진작 숫자놀이가 되어버린 전자제품 산업에서 빠른 속도가 얼마나 대단한지 외치더라도 소비자는 이미 충분한 속도에 필요를 느끼지 않게 됐다.

시장에서 소비 현상이 둔화되는 게 단순히 소득 저하로 인한 것은 아닌 듯 하다. 실제로 사람들이 주머니에 돈이 없어서 사지 않는다고 보긴 어렵다. 정말 필요한 것, 필요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 분야에 소비하는 취향 선택적 소비가 확산된 것이다. 식비를 줄여서 좋은 카메라를 사는 사람과, 옷은 추레해도 호텔 식사를 즐겨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 그 모든 소비를 지출할 능력이 되는데도 구두쇠처럼 생활하는 사람, 지불능력이 없더라도 빚을 내어서까지 모든 욕구를 해소하는 사람. 사람이 사는 사회에서도 경향이라는 게 두드러져야 발 맞춰 눈치껏 다닐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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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 저 곳을 떠돌며 살고 있습니다. 아직 어느 곳에도 주소지가 없습니다. <아무렇지 않으려는 마음>, <워크 앤 프리> 두 권의 책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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