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를 하는 아이를 마주한다면.

연하일휘
연하일휘 · 하루하루 기록하기
2023/05/05
러시아에서 130여명의 청소년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든 챌린지, '흰긴수염고래 챌린지'가 한동안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었습니다. 하루에 한 가지씩, 50일동안 진행되는 이 챌린지의 마지막은 미션은 '자살'이었습니다. 우울증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도록, 등을 떠밀게 만들었던 이 챌린지의 50가지의 과제들 중, '자해'도 들어있었습니다.

몸에 고래 모양으로 상처를 내라.

스스로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며 자해를 종용하게 만들었던 '흰긴수염고래 챌린지',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등의 SNS상에서 '자해 사진'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챌린지가 시작된 것일까요?

이것은 챌린지가 아닌, '우울계 / 자해계'라 이름지어진 하나의 커뮤니티에서 등장하는 사진들입니다. 우울계 혹은 자해계란, '우울 + 계정', '자해 + 계정'의 줄인말로 우울증을 겪고 있거나 현재 자해를 하는 이들이 모여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주기 위해 나타난 계정입니다. 직접 상담센터를 찾거나 우울증치료를 받기 힘든 이들, 청소년들부터 성인들까지, 자신의 힘들거나 부정적인 감정들을 털어내며 서로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공간. 그런데 이 공간의 위험성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자해


'우울계'가 우울한 이들, 우울증을 겪는 이들의 공간이라면, '자해계'는 어떤 공간일까요.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고 이를 사진으로 올려 인증함으로써 '나 힘들다'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문제는 '자해계'에서 활동을 하는 청소년들의 수가 적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청소년들의 '자해'는 '요즘 아이들'에게서만 등장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전부터, SNS가 활성화되기 이전부터 '자해'를 하는 청소년들은 많았습니다. 그 사실을 어른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혼자만의 비밀로 하고 있거나 혹은 가까운 친구에게만 밝히는 경우가 많았기에, 부분적으로만 드러났을 뿐 크게 공론화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청소년 자해'가 SNS가 등장하기 이전부터 존재했음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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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걸 좋아하지만 잘 쓰진 못해요. 사교성이 없어 혼자 있는 편이지만 누군가와의 대화도 좋아해요.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고픈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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