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도 아프다 (웃기는 인생 15)

나철여
나철여 · 할미라 부르고 철여라 읽는다^^
2024/08/02
오랫만이다.
가벼운 질문 하나가 무겁게 다가온다.

잘 지내시죠?

잘 지내고 있음이 미안해지는 만만찮은 그녀의 삶을 알기에 나의 대답은 무겁기만 했다.
지난 주일날의 일이다.

엄집사가 내 손에 뭔가를 꼬옥 쥐어준다. 힘내자는 말과 함께 그녀는 서둘러 예배당으로 올라갔다.
루즈선물이었다. 샤넬, 흑장미 빨강색 립스틱이다. 한번도 발라 본 적 없는 색이다. 연인도 친구도 아닌 두어살 아래인 그녀에게 생각도 못 한 선물을 받았다.
내가 집에 도착한 시간까지 잰 듯 한, 그녀의 전화가 왔다. 곧 어딜 떠날것만 같은 사람처럼 지난 날들을 파노라마처럼 펼치며 이제 다 해결되고나니 기도해 준 내게 감사함만 남았다고 했다.

어제 용기를 내어 발라 보았다.
마법처럼 고정관념은 간데 없고, 흑장미색 립스틱이 내게도 너무 잘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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