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홈 보육사 일기 <그룹홈에 돌아온 것을 후회해요?>
2022/06/02
“그룹홈에 돌아온 것을 후회해요?”
“어?”
그룹홈 아이들이 장난감 거짓말 탐지기에 내 손을 묶어놓고 물었다. 진실게임이라고 했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냐? 그 사람한테 고백은 해봤냐? 같은 질문이나 계속할 것이지. 예, 아니오 말고 다른 선택지를 떠올리기 힘든 이 물음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웃자고 시작한 놀이라고는 해도 가볍게 대답을 해서는 안 되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렇다고 내 차례가 되자마자 갑자기 웃음기를 거두고 답을 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는 당황스러웠다.
“너무 시시한 질문 아니야? 의미도 없고 재미도 없는 이런 질문 뭐야?”
괜히 시간을 끌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모, 빨리 대답이나 해요. 그룹홈에 돌아온 것을 후회해요?”
“아니!”
그래도 놀이인데 재치 있는 답변을 하지 못한 이 상황에 자존심이 상했다. 거짓말 탐지기가 내 손의 전류량을 측정해서 진실을 판정하는 동안 아이들은 기계에 묶어놓은 내 손과 얼굴을 번갈아보면서 숨을 죽였다.
“띠랍~ 띠랍~ 띠랍~ 띠랍~”
기계는 거짓말을 탐지하면 손끝에 전기충격을 준다고 했다. 거짓말만 하지 않으면 무사할 거라고 했다.
“으악!”
손가락 끝으로 전류가 타고 들어왔다. 내가 몸서리치며 기계를 내동댕이쳤다. 저릿하다 못해 아팠다.
“이모 거짓말쟁이네.”
“우와. 이모 실망!”
“했네. 했어. 완전 후회했네.”
숨겨진 정체를 밝혀내기라도 한 것처럼 의기양양해진 아이들이 웃음을 터뜨리고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부렸다. 그런데 웃음 끝의 눈빛이 조금 어색했다. 표정관리가 어려운 모양이었다. 반달 모양을 한 눈들이 나를 어지럽게 살피고 있었다.
기계 판정에 당황한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내 표정도 그렇게 자연스럽지는 않았을 것이다. 거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