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5 > 무임승차.
너
나고싶어 태어나지 않았고
인생열차 뒷자석에
우두커니 앉아 있어도
기차는 오늘도 가는 것을
외상으로 탄 열차에
왜 소란을 그렇게 피우는가
차창으로 스치는
해변과 산야의 경치를
바라보는 여유는 않고
옆자리 앉은 손님과
두고 온 고향 안부나 물어 보지 않겠는가
갱생원의 소주라도 한 병 사서
권해 보면서
태어난 온덕을 다 갚지 못해
항시 채무자이면서
소리 높혀 목 힘 세운 채권자인냥
영웅처럼 당당해 하는 것이라면
산사의 종은
예배당의 종은
왜 새벽을 알리는 걸까
너는 지금 어디로 가나
너는 지금 무엇 하러 가나
너는 지금 어디 쯤 가고 있나
이정표의 책장을
다시 한번 넘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