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움 소멸시키기

ACCI
ACCI · 글과 글씨를 씁니다.
2023/08/30
여름엔 주로 바다에 있다.

엊그제 칼스배드(carlsbad beach)의 파도는 캉캉치마처럼 겹겹이 보드라웠다. 라구나(laguna beach)는 무릎 높이에서도 나를 휘청이게 했지만 칼스배드는 허리 높이에서도 한없이 무해한 리듬으로 내게 속삭였다.

'해봐! 너도 할 수 있어! 파도 밑은 잔잔해.'

'뭘 해? 설마 오리처럼 파도 밑으로 지나가는 거?'

'어. 너 맨날 남편 그거 하는 거 보고 부러워했잖아. 해 보면 별거 아니야. 모든 바다가 라구나처럼 아프진 않아.‘

-
자연의 부추김에 잘 넘어가는 나는 칼스배드 파도를 믿어보기로 한다.

물에서 천천히 걸어 나와 판판한 돌 위에 자리를 잡고 파도를 관망한다. 약 15초에 한 번씩 물결이 일어나는데 높이는 내 키만 한 것에서 2미터 정도로 이 정도면 잔잔하다. 남편은 파도를 다섯 번 정도 넘어 흰색 구간을 통과하고는 더 이상 파도가 치지 않는 푸른 영역에 도달했다. 저곳이 바다다.

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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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음악, 인문, 산책에 심취하며 캘리그래피와 통/번역을 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에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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