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이야기

이재문
이재문 · 역사와 축구에 관심이 많습니다.
2023/11/16
수능 특집! 셤 이야기

옛날 하이틴 소설류나 만화에 등장하는 학생들의 망상 중 '시험이 없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가 있죠.
시험이 없는 세상...구체적으로 생각이나 해봤을까요?

시험이 없는 세상은 개개인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없습니다. 
중국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과거제도가 등장하기 이전 관리 선발은 천거제였죠. 
지역 유력인사 또는 관리가 
누가 효행이 지극하더라 누가 똑똑하다고 하더라 식으로 추천을 올려서 
인재를 선발하는 식입니다. 
당연히 지역 유력 가문끼리 서로 추천해주는 식이 되었죠.

다시 말해 시험이란게 있기 때문에 
재산도, 인맥도 별 볼일 없는 개천 출신이 
금수저, 은수저 애들한테 한 번 비벼볼 수가 있는겁니다.

조선 개국의 주역 삼봉 정도전도 고려 사회의 주도층인 부유한 귀족 출신이 아니라 
부친 때에서야 겨우 개경에 입성한 산골 향리 가문 출신이었고요. 
과거를 통해 관직에 오를 수 있었죠.

존 B. 던컨은 <조선 왕조의 기원>에서 
고려 때 귀족 가문이 그대로 조선 양반 가문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으나 
그는 같은 본관이면 같은 집안으로 분류하여 연구의 정밀도가 떨어지죠. 
미야자마 히로시의 <양반>을 보면 
안동 어느 面에서 유명한 벼슬아치를 조상으로 가진 집안이 
제사를 지내고 족보를 편찬하며 양반을 자처할 때 
邑에 있는 같은 성씨의 향리들도 거슬로 올라가면 먼 친척뻘이라며 
그 가문에 편입하는 식으로 가문이 확장되는걸 알 수 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본관은 고려 때, 거슬러 올라가면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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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스크 재활병원 출신 현 개원 한의사 취미는 역사와 축구입니다. 건강 관련 의학상식이나 혹은 제가 취미로 다루는 분야의 얇팍한(?) 지식들을 아마추어 수준에서 가볍게 읽을 수 있게 정리하는 글들을 써볼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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