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스러운 것도 로컬의 매력 - 힙해야 로컬인가? ②편

편지쓰는사람 윤준식
편지쓰는사람 윤준식 · 많이 쓰자! 비록 똥글로 끝나더라도
2023/09/09
‘힙해야 로컬?’ 두 번째 이야기: 비동시성의 동시성이 주는 매력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산 머드맥스』가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는 건 ‘지역’ 혹은 ‘지방’으로서의 ‘로컬’이 지닌 본래의 멋에 대한 공감이 있었다고 봅니다.

◆‘촌스럽다’=‘로컬답다’=‘힙하다’???

머드맥스가 보여줬던 가능성은 촌스러움에 있습니다. 머드맥스에서 보여준 로컬 아이콘은 2가지인데 하나는 갯벌이고, 다른 하나는 경운기입니다. 도시민이 살고 있는 곳에는 없는 것들입니다. 물론 인천, 부산, 울산 등 해변을 끼고 있는 광역시가 존재하지만, 갯벌을 생활공간으로 택하는 도시민은 없습니다.

도시에서는 이동수단으로 경운기를 선택하지 않습니다. 속도가 느리고 승차감이 떨어져 교통수단으로서는 실용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경운기는 새마을운동과 더불어 농업을 기계화하기 위해 저렴하게 보급하기 위해 개발된 경형 트랙터입니다. 교통수단의 목적이 아니라 농업 생산성 증대를 위해 만든 농기구이자 중장비인 거죠.

이런 것이 바로 로컬에서 볼 수 있는 로컬만의 풍경을 연출한 거고, 여기서 로컬의 고유성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겁니다. 즉, 머드맥스 영상을 보고 다수의 사람들이 “로컬이 힙하다”고 했던 건 로컬의 고유성에 대한 탄성이 아니었을까요? ‘촌(촌=로컬)스러움’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으로 간주하고 싶습니다.
(출처: 방랑싸롱 페이스북)
◆쇼미 더 순창! 우리는 할미넴

2021년 9월에 공개된 『서산 머드맥스』보다 앞서 “로컬이 힙하다”고 감탄하게 만든 사례가 있습니다. 2019년 순창의 『할미넴 프로젝트』입니다.

서울에서 힙합 뮤지션으로 활동하다 고향에 돌아온 순창 청년 강성균씨는 화투놀이를 하는 할머니들의 대화를 들으며 “비트만 넣으면 랩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할머니들과 힙합 음악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게 됩니다. 농촌활성화 공모사업에 힘입어 『이것이 삶이넴, 우리는 할미넴』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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