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만 빼자'에 대한 반박
2023/08/30
육사 충무관 앞에 건립된 '독립전쟁 영웅 5인 흉상' 철거 추진에 대해 국방부에서 해명했지만 여전히 내용 곳곳에 논리적 허술함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이에 더해 국방부 대변인의 언론 질의와 신원식 의원의 기자회견은 '이런 중차대한 결정'이 전격적으로 추진되는 과정에서 어떠한 숙의 절차도 없었음을 드러냈습니다. 숙의를 거친 결과물이 이거라면 그거대로 문제겠고요. 그래서 답답한 마음을 얼룩소에 풀어 보았습니다. 전체 맥락에 대한 비판은 기사로도 많이 나왔으니 저는 주장 하나하나를 논박하려 합니다.
공산주의와 관계된 인물을 육군사관학교에서 기리는 것은 부적절하다
아닙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내 생명 조국을 위해'라는 비석이 화랑대 캠퍼스에 설치되어 있으며, 여전히 육사 내에서 선배로 추앙받고 있으나, 박정희는 남로당 조직책으로 활동하여 2심까지 실형을 선도받은 바 있습니다. 박정희의 남로당 활동에는 본인이 '존경하는 인물'이라고 한 바 있는 친형 박상희의 죽음이 관계됐다는 것이 정설인데, 박상희는 유명한 공산주의자로 대구 10.1 민중봉기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았다가 경찰에게 죽임당했습니다. 이후 박정희는 남로당에 가입하였고 여순사태에 연루되었습니다. 심지어 김종필은 박상희의 딸과 결혼하여 '사위'가 되는 존재임에도 육사의 존경받는 선배 중 하나입니다.
빨치산이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보아 홍범도는 공산주의자가 맞다
아닙니다. 빨치산은 의용 유격대를 뜻하는 러시아어 '파르티잔'을 음차한 말로, 이념에 해당하는 용어가 아닙니다. 나치독일에 저항한 유고슬라비아 유격대도 '빨치산'으로 유명하고, 현재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의용군 집단도 파르티잔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박정희는 자유민주주의에 헌신하였으므로 홍범도와는 경우가 다르다
아닙니다. 박정희는 군사쿠데타로 불법 집권하였으며 반 헌법적 유신개헌으로 종신집권의 길을 열었고, 암살당하지 않았다면 정말 종신독재를 했을 '독재자'입니다. 국방부에서 인지하는 '자유민주주의'의 정의가 무엇인지는 모르겠...
예산도 문제입니다. 자질구레한 것은 아껴서 돈을 써야 하는데 미국무기도 사줘야지 우크라이나도 지원해야지 용산도 이전해야지 이승만 기념관 만들어야지 돈들어갈 일이 많은데 자질구레한 일에 돈을 꼭 써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정말 예산 걱정 안 하고 있나? 싶은 정부네요. 돈이 그렇게 많은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은 확실하다.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