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어느 멋진 날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10/17
현관문을 열자 못 보던 박스 하나가 마루 끝에 놓여 있었다. 택배다. 친구가 보내 준 고구마 택배.

- 지금 우체국에 와 있어. 고구마 부쳐 줄려고. 주소 불러 봐라.

해마다 이맘 때면 잊지 않고 고구마를 보내 주는 친구다. 남의 밭에 조금 덧붙여 심는 고구마가 제법 수확이 솔솔한 모양이다.

- 모양 이상한 것, 껍질 까진 것 그냥 보내니 그리 알아라.

모양이 이상하면 작년에 우리가 수확한 고구마만 할까. 아기 머리통만 하게 뜬금없이 크지 않으면 새끼손가락락 보다 작은, 그야말로 먹을만한 중간치는 찾기가 어려워 올핸 아예 가당치도 않은 고구마 농사는 지레 포기를 한 터였다.
그래서 더 반가웠다. 고구마 보내 준다는 친구의 말이.

- 모양 이상해도 껍질 까져도 아무 상관 없거덩.( 많이만 보내다오. 큭큭..)

그리고 24시간을 안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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