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세곡
천세곡 · 남들과는 다르게 누구보다 느리게
2024/04/05
*사진출처: Photo by Lawrence Suzara on Unsplash



결혼 예복을 버렸다. 결혼식 때 내가 입었던, 아내가 비싸게 주고 맞춰준 양복을 꺼내어 버렸다. 결혼식 이후로는 단 한 번도 입지 않았던 옷이다. 사이즈가 맞지 않기도 했고, 일상에서 입기에는 너무 화려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안 입었으니 다가올 미래에도 입지 않을 확률이 99.999...%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꽤 고가의 옷이고 결혼 예복인데 버려도 되는 걸까? 더구나 아내에게는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고민도 되었다. 무척이나 좁은 집에서 사는 우리 부부에게 미니멀 라이프는 선택이 아닌 필수의 영역이다. 집값이 비싼 서울에서의 삶은 우리로 하여금 모든 면에서 한껏 작아지게 만들었다. 

  그래서 아내와 나는 미니멀한 삶을 살아가기로 서로 동의했다. 하루아침에 모든 물건을 정리할 수는 없겠지만, 눈에 띄는 것들 먼저 조금씩 줄여가기로 합의를 보았다. 먼저는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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