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의 집> '노라'가 결국 돌아온 곳 - 동아시아 중산층 여성상의 탄생

말랑파워
말랑파워 · 나는야 용소야 나만의 길을 가련다
2023/12/10
<인형의 집>에서의 '노라'
<인형의 집> '노라'가 결국 돌아온 곳 - 동아시아 중산층 여성상의 탄생

중국의 노라가 자유연애에 기반한 혁명에 대한 요청으로 ‘만악의 근원’인 집을 떠날 것을 요구받았다면 한국의 노라는 기이하게도 그럼에도 떠나지 말라는 쪽으로 일관되게 주장된다. 이는 한국의 입센 수용 초기, 자각론으로 접근했던 현철의 논의에서부터 시작한다. 즉 그는 ‘입센은 남편을 버리라 자식을 버리라 집을 버리라고 가르친 것이 아닙니다.’고 말하며 노라의 가출을 두고 서양의 개인주의가 동양에 침입하면 안 된다는 항간의 분기에 대비하여 자신의 논의가 잘 받아들여질 수 있는 알리바이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한국의 신여성의 모습과 겹쳐져 노라가 남녀관계의 성적도덕의 문제로 엮어지면 질수록 가출 그 자체도 점점 부정적으로 말해진다는 것이다. 남녀 간의 진정한 연애를 가능하게 하는 성적 기준이 여성에게만 적용되었던 것은 곧 ‘애첩의 자리를 다투며 임질의 소굴로 기어들어가는’ 것으로 신여성이 매도되었던 상황과 관련될 것이다. 부도덕한 가정과 결혼을 비판을 하기는 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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