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된 신화와 몰락한 사회(1) - 와우아파트 붕괴 사고(1970)

강부원
강부원 인증된 계정 · 잡식성 인문학자
2023/04/04
1970년 4월 8일 아침 사람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 한 동이 거짓말처럼 무너져 내렸다. 출처-중앙포토
‘성장’과 ‘발전’은 지금껏 한국 사회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과제이자 목표였다.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과 문화 도약은 세계적인 자랑거리이자 우리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하지만 빛나는 성취 뒤에 감춰진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오랫동안 우리나라는 남에게 뒤처지거나, 무리에서 밀려나게 되면 사회적 죽음이 선고되는 사회이기도 했다. 무엇이든 더 빨리, 더 높이, 더 먼저 이뤄야만 성공으로 인정받았다. 낙오자 또는 패배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아등바등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우리는 잊을 만하면 무언가 주저앉고, 내려앉는 세상을 살게 됐다. 무너져 내린 것은 아파트와 백화점과 다리만이 아닐 것이다. 그것들이 붕괴할 때 우리의 마음과 정신과 세상을 향한 믿음 역시 함께 허물어졌다. 성장과 발전만을 추구하던 세상의 ‘붕괴된 신화와 몰락한 사회’의 실상을 소위 ‘한국의 3대 붕괴 사고’로 불리는 ‘와우아파트 붕괴 사고(1970)’와 ‘성수대교 붕괴 사고(1994)’,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1995)’를 통해 살펴보도록 하자. 

“와우산 자락 아파트가 와르르르” 
   
지난 2022년 1월 11일, 광주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초고층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40층에 달하는 아파트의 최상부 구역 공사 중에 콘크리트 거푸집에 터지면서, 웅장한 타워 구조물이 벽면을 타고 줄줄이 무너져 내렸다. 수 명의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하는 등 인명 피해가 컸고, 붕괴로 인한 안전 문제가 발생해 천문학적 손실을 입었다. 사람들에게 인기 높은 브랜드를 보유한 굴지의 건설사가 책임 시공하는 아파트가 그렇게 허무하게 무너지자 사람들은 1970~80년대에나 일어날 법한 일이 터졌다며 탄식했다. 
 
2022년 1월 11일 발생...
강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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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과 오래된 잡지 읽기를 즐기며, 책과 영상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 인문학자입니다.학교와 광장을 구분하지 않고 학생들과 시민들을 만나오고 있습니다. 머리와 몸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연구자이자 활동가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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