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의 폭력, 시각에 대한 폭력
2022/03/29
주말. 끝내야 하는 일이 있어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14시 40분. 웬만한 식당이면 진작 한바탕 테이블회전이 끝났음은 물론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회전으로 넘어갈 무렵이었나보다. 조금은 한가했지만, 코로나시대인 만큼 붐비는 점심시간을 피해 느지막이 나왔을 중년부부도 보였고 젊은 커플들도 보였다.
젊은 커플은 20대로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할 말이 그리도 없었던지 각자 자신의 핸드폰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여성은 워치형으로 남성은 핸드폰으로, 그렇게 음식을 기다리며 서로 눈빛 한 번 마주치질 않았다. 하... 지금 이 나이에 연애타령을 하는 것이 어색하지만, 그래도 내게 저러한 푸른 시절이 다시 온다면 나는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시간을 보내지는 않을 것 같다.
맞은편. 조금은 더 연식이 오래된, 역시 부부는 아닌 연인인 듯한 커플이 앉아서 이 집의 추천메뉴인 치즈해물떡볶이를 먹고 있었다. 그냥 마주앉아 먹으면 될 것을 왜 굳이 옆자리에 나란히 앉았을까? 그것도 바로 맞은편에 테이블이 있는데도 말이다. 여성은 꽃무늬가 있는, 오늘의 날씨...
문화예술기획 영역에서 일하고 있으며 사회 전반적인 것에 관심이 많아요. 페이스 북 활동도 하고 있고 2021년 에세이집 '미치다 열광하다'를 푸른사상출판사를 통해 출간했고요. 미치도록 열정적으로 살아온 50대 입니다. 함께 소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