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 명이라는 게 외로운 날에

현요아
현요아 · 나를 살리고 사랑하는 삶
2022/12/01
산란한 마음을 붙잡고 베갯잇을 꼬집다가 친구에게 연락을 청했다. 시각으로 보건대 출근을 앞두고 곤히 자고 있을 테지만 누군가를 붙잡고 묻지 않으면 주어진 밤을 편안히 보내지 못하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친구는 잠이 덜 깬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비몽사몽한 목소리를 듣자마자 미안해진 나는 마저 자라고 했지만 친구는 괜찮다고 극구 사양했다. 무슨 고민이라도 있냐는 물음에 실례를 무릅쓰고 이상한 질문을 했다. 너는, 사무치는 외로움이 찾아올 때 어떻게 해?

외로워? 수화기 건너편으로부터 울리는 목소리에 짐짓 고개를 끄덕였다. 끄덕이는 고개가 보이지 않으리라는 걸 알면서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었다. 친구는 어디가 어떻게 외롭냐고 물었고 나는 할 수 있는 한 내 외로움을 표현하기 위해 힘을 다했다. 그러니까 오늘 외로움은…… 내가 나인 게 외롭다고 해야 하나. 결정도, 선택도 내가 해야 하잖아. 일도 내가 해야 하고 돈도 내가 벌어야 해. 말도 내가 해야 하고 글도 내가 써야 해. 그게 너무 외롭고 쓸쓸해. 너는 그렇지 않아? 내가 좋아하는 작가도 책에 그런 글을 썼다...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2020년 봄, 문예지 어린이와 문학 봄호에 동화로 등단을 했습니다. 첫 책으로 수필집 〈제주 토박이는 제주가 싫습니다〉(2021)를 폈어요. 제9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받아 〈나를 살리고 사랑하고〉(2022)를 출간했습니다.
4
팔로워 8
팔로잉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