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일이 소풍가는 날 같다던 아들 

살구꽃
살구꽃 · 장면의 말들에 귀를 모아봅니다.
2022/11/17

   
마트에 다녀오다가 동네 고등학교 후문 쪽에 붙은 ‘출입통제’ 글을 보았다. ‘수험생은 정문으로 출입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드디어 17일(목)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이다. 꼭 10년 전이다. 아들아이가 수능을 치러 가던 날, 보온 도시락에 밥을 퍼 담고 반찬을 담으면서 그저 기도하는 마음이 되었던 그 시간. 욕심은 없었다. 노력한 만큼의 점수를 받고 별일 없이 집으로 돌아오기를 빌었다. 그게 욕심이라면 욕심을 넘어 아이는 감사하게도 가뿐한 걸음으로 돌아왔다. 그러면서 하는 말은 내 콧등을 시큰하게 했다.
   
“엄마, 오늘 시험인데 나는 꼭 소풍가는 날 같았어요!”
   
중학교 2학년 초에 자퇴, 검정고시로 고등학교에 들어갔지만 한 달 만에 자퇴했다. 아이는 학교를 다니지 않아도 학교 다니는 만큼 혼자 공부한다고 자신했다. 학원에 다니는 것을 제안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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