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살 조카가 내게 준 선물(with. 올해의 책)
2023/05/20
동기부여 방법론은 거기서 거기?
소설 연재를 시작하면서 막연한 시간을 보내는 요즘이다. '도전 작품'이기에 고료도, 정식 연재나 출간 계약도 보장되지 않는 불안정한 생활 속에서 내가 얼마나 글만 쓰면서 살 수 있을지는 가늠이 잘 안 된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이러고 있나, 허송세월을 하는 건 아닐까 하는 부정적인 마음이 하루에도 몇 번씩 나를 찾아오기에 밤마다 산책을 나선다.
무선 이어폰을 귀에 꽂고 한시간 조금 넘게 걷는 코스를 그냥 걷기엔 적적해서, 유튜브 강연을 들으면서 걷기 시작했다. 사주에서 점프업(?)해 넘어온 동기부여나 끌어당김 법칙에 관한 영상들도 듣는다. 걷는 순간만은 잠시간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고, 자유롭게 어디로든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돌아와서 씻고 원고를 마저 쓰다가 잠자리에 들면 다시 잠이 오지 않는다. 잠을 설치고, 늦잠을 자고, 다시 자괴감의 반복.
자기계발 서사들이 주는 영감 모먼트는 왜 산책의 순간에만 반짝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다시 파사사 식어버리는 것일까. High한 영감의 상태가 하루 종일 유지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지만 녹록지 않다. 끌어당김의 법칙이나 동기부여 영상을 수십 개 듣고 나서 알게된 사실이 하나 있다면, 그것들이 말하는 내용은 거기서 거기라는 것이다.
지금의 당신의 상황이 어떠하든지 상관하지 말고,
되고 싶은 미래의 당신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라.
오감을 동원해 최대한 구체적이고 디테일하게, 정확한 날짜까지 간절히 상상하라
이미 그것들을 다 가진 사람처럼 행동하다보면
어느 순간 상상한대로 이루어진 당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상상한대로 다 이루어지면, 지구 상의 모든 사람이 다 행복하게? 하는 반발감이 먼저 올라왔다. 그런데 하루, 이틀, 한 달이 지나고 어느 덧 100일이 넘게 산책을 하다보니 이젠 인기있는 성공법칙이나 자기계발 영상은 거진 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