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은 채로 쓰기
2024/05/11
순전히 우연의 일치일 뿐 어떤 개연성도 있을 리 없겠지만 내가 막 불 붙인 불씨에 온 세상이 부채질해주는 느낌이 드는 요즘이다. 부채질은 이를 테면 이런 것들이다. 내가 존경하는 (자칭) 글쓰기 스승님인 은유 작가님이 십여 년 만에 글쓰기 관련 신간을 내신다. 내가 좋아하는 매실 님(신나리 작가님)이 신간을 내시고 독자 한정 이벤트로 글에 피드백을 해 주시는 이벤트를 하신다. 동네 책방에서 은유 작가님을 초청한 북토크를 한다는 소식을 듣는다. 또 내가 좋아하는 이슬아 작가님이 오셔서 무려 '글쓰기'를 주제로 강연을 하신단다. 동네 책방에서는 글쓰기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글쓰기 모임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 이웃님으로부터 글쓰기 강의 정보를 얻는다. 심지어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이 글 스승이다.
내가 붙인 불씨는 이런 것들이다. 글쓰기 관련 책을 읽고, 좋아하는 작가의 북토크와 강연을 찾아다니고, 독자 피드백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미친듯이 사적인 에세이 쓰기에 돌입하고, 내 글에 피드백을 받는 과정에서 글쓰기를 더 나아지게 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을 점검했다. 마감과 피드백을 해줄 느슨한 글쓰기 공동체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무턱대고 온라인 글쓰기 모임을 만들었다. 참으로 감사하게도 세 명의 이웃님이 함께해주셨고 순조롭게 글쓰기 모임을 시작했다. 동네 책방에서 주최하는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유료 글쓰기 강좌를 수강 신청했다. 그야말로 내게 주어진 일(생업과 가사, 돌봄 노동)을 제외하면 글쓰기만 남는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삶이다.
내 안에서 이야기가 폭발하는 느낌이었다. 문장이 곧바로 다음 문장을 불러냈다. 무슨 말을 하고...
일을 하고 두 아이를 키웁니다. 책과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부글거리는 생각들을 오래오래 들여다보며 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