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국어의 문제점 하나 - 외국 작품이 출제되지 않는다.

접경지의 봄
접경지의 봄 · 오래된 울분과 간헐적 안도
2023/02/28
https://www.youtube.com/watch?v=T6solhayYFo
ㅇ위 링크는 중국의 유명가수 왕봉(王峰)의 '春天里'를 어느 농민공들이 부르는 모습이다. 
조회수 267만회를 기록중인데, 거기에 달린 댓글 중 하나를 소개한다. 

"唱到心里去了...好心疼这些农民工们。就像我的爸爸一样,为了生活在不同的角落打拼,受苦受累。每次看到他们我都觉得心酸酸的."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아주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마 원뜻에서 많이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마음 속으로 따라 불렀다. 농민공들의 모습이 너무 안타깝다. 우리 아빠와 같아. 생계를 위해 멀리 떨어진 곳에서 고군부투하며 너무 많은 고생을 하고 있다. 매번 그들의 모습을 볼때마다 마음이 아파온다."

이 영상에는 중국 농민공들의 한(恨)이 서려 있다. 지금의 중국이 있기까지 시골에서 도시로 나와 법의 보호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노동력을 착취당해 온 그들이 있었다. 공산당은 이들을 외면할지라도 이 영상과 댓글들이 역사를 증언하고 있다. 

신경림의 '농무(農舞)'에서 화자가 '비료 값도 안 나오는 농사 따위야 아예 여편네에게나 맡겨 두고 쇠전을 거쳐 도수장 앞에 와 돌 때' 느끼던 바로 그 '신명', 분노와 억울함이 점철된 그러나 '날나리를 불'고 '고갯짓'을 하는 것으로밖에 표현할 수밖에 없는 반어와 역설적 몸짓의 한스러움. 이 한 편의 시가 우리의 역사를 증언하듯  '春天里'를 부르는 저 농민공들의 영상은 중국 경제성장의 어두운 면을 명징하게 증언하고 있다. 

자본의 성장을 위해 필연적으로 희생되는 밑바닥 인생들의 고통과 한은 이처럼 보편적이다. 찰스 디킨즈와 빅토르 위고, 그리고 존 스타인벡이 그려낸 인물들과 조세희, 황석영, 박경리가 그려낸 인물 군상들은 너무도 닮아 있다. 많은 작품을 읽어보지 못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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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게는 못 살아도 후지게 살지는 말자고 다짐하지만 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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