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살아보기(필살기)9
2023/09/17
필리핀 과일을 생각해 보면 망고보다도 바나나에 대한 기억이 먼저 떠오른다. 한국에서 보던 그런 정형화된 바나나뿐만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바나나를 재래시장에 가면 쉽게 볼 수 있었다. 바나나를 얇게 썰어 튀긴 바나나칩도 처음 맛을 봤을 때는 고구마 칩인 줄 알았을 정도였다. 언젠가 레스토랑에서 식탁 매트나 접시 대신 바나나 잎을 깔고 음식을 먹을 땐 일회용 장갑으로 음식을 섞어 편히 먹었지만 전통방식으로 생선요리를 먹을 때는집에선 아직도 맨손으로 먹기도 한다. 우리 엄마들이 아기들 생선 살 발라줄 때처럼..
바나나의 종류는 모두 400여 종이 넘고 실제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바나나의 95%가 '캐번디시(Cavendish)'라고 보면 맞겠다. 베트남과 중국에서 유래한 품종이라고 한다. 옥수수처럼 대량생산을 해야 하는 구황작물이므로 병충해에 강해야 해서 품종개량을 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애니메이션 "검정 고무신"에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유명한 주인공 기영이가 바나나를 먹고 너무 맛있어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인데, 바나나 맛을 알고 있는 우리가 보기엔 좀 과장된 것 같지만 지금의 바나나보다 과거의 바나나가 더 달고 맛있었고 그때까지만 해도 해외로 수출하는 물량이 적어 귀한 과일이기도 했다. 그곳에 살았을때는 이름을 제대로 알 수 없었지만 얼마나 많은 종류의 바나나가 있고 개량 품종이 아닌것은 외국으로 수출은 되지 않지만 골라서 맛을 볼수 있었기에 겉보기엔 비슷해도 그 맛은 참 다르다는 것을 잘 알게 되었다. 세상이 바뀌어 오미크론처럼 1990년대에 변종 파나마병(바나나에 치명적인)이 등장했고 변종이 그렇듯 이번에는 캐번디시 바나나에도 치명적이라서 또 어떤 개량종이 탄생할지는 모를 일이다.
세상엔 나에게만 일어나는 일도 나에게만 일어나지 않을 일도 없다고 봅니다 사람들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마인드 힐링 강의와 명상심리 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적인 구조 속의 편견을 깨려고 노력하지만 소수의 힘으로는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함께 하고 싶어졌습니다.